'느림보' 한화, 빠르고 다이내믹해졌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3.19 09: 36

한화 야구가 달라졌다. 빠르고 다이내믹해졌다.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 9회 무사 1루에서 안타를 치고 나간 전현태가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김경언의 땅볼과 김용호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3루에서 김용호의 대주자로 나온 1루 주자 강경학이 2루를 향해 뛰었다. 강경학이 2루에서 아웃됐지만 그 사이 3루 주자 전현태가 득달같이 홈으로 파고들었다. 2000년대 후반 최고의 기동력을 자랑한 두산을 상대로 '느림보 군단' 한화가 더블스틸로 뒤흔든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이날 한화는 무려 5개의 베이스를 훔쳤다.
한화가 빨라졌다. 시범경기 6경기에서 도루를 무려 15개나 성공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화 다음으로 많은 것이 KIA의 9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한화가 얼마나 빠르게 적극적으로 베이스를 훔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강동우(3개) 고동진(2개) 김경언(2개) 전현태(2개) 정원석(2개) 등 5명의 선수가 2개 이상 성공한 가운데 김강 김용호 이대수 이양기도 하나씩 도루를 기록했다. 9명의 선수가 도루를 한 것에서 나타나듯듯 특정선수에 몰리지 않았다.

올해 한화 야구의 모토는 조직력이다. 최진행을 빼면 확실한 장타자가 없는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이다. 그만큼 작은 부분에서 상대의 빈틈을 노리고 공략해야 한다. 그 기본이 바로 기동력이다. 한 베이스라도 더 노릴 수 있는 공격성이야말로 한대화 감독이 주입하고픈 부분이다. 아직 시범경기이지만 특정선수를 가리지 않고 선수전원이 적극적으로 베이스러닝을 펼치는 조직력이 돋보이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잘 치지 못하면 뛰기라도 잘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 감독이 부임한 뒤부터 그 부분을 보완하는데 힘썼다. 한 감독은 "예전에는 뛰는 팀이 아니었기 때문에 상대가 쉽고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었다. 뛸 수 있는 팀이라는 생각을 심어줘야 상대를 괴롭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설명대로 한화는 시범경기지만 시도 때도 없이 다음 베이스를 노리는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상대 배터리를 괴롭히고 있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느림보' 군단이었다. 예부터 거포들이 많이 나와 굳이 쌕쌕이형 타자들이 필요없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고, 상황도 달라졌다. 2000년대 후반부터 기동력은 현대 야구의 필수가 됐다. 게다가 거포가 예전만큼 없다. 무조건 뛰어야 하는 것이다. 팀 내 최고의 준족으로 꼽히는 전현태는 "코칭스태프에서 죽어도 좋으니까 미친놈처럼 뛰어보라고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그만큼 빠르고 다이내믹해졌다.
한화는 지난 2001년 팀 도루 135개 이 부문 1위를 차지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당시 42도루로 이 부문 2위에 오른 김수연이 영향이 컸다. 과연 올해 한화의 팀 도루 숫자는 몇개가 될까. 올해 한화 야구에서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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