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창,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3.20 08: 00

"매 경기 절박한 마음이다. 더 내려갈 곳도 없다".
심수창(30, LG 트윈스)이 모처럼만에 호투를 거두며 올 시즌 LG 마운드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한층 가까워졌다.
심수창은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시즌 시범경기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동안 61개를 던져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진 1개에 그쳤지만 무엇보다 스트라이크가 45개가 됐고, 사사구 역시 한 개도 없어 가장 문제로 꼽혔던 제구력도 보완된 것으로 보인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나왔고 커브, 포크볼, 투심을 골고루 섞어 던졌으며, 대부분의 공이 타자 무릎 높이로 낮게 형성된 점이 고무적이다.

경기 후 심수창은 "날씨도 따뜻했고 오늘 느낌도 괜찮았다"고 말한 뒤 "마운드 위에서 매 공마다 신중하게 던지려고 집중했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매 경기가 절박한 마음 뿐이다. 이제는 더 내려갈 곳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가 호투를 하고도 활짝 웃지 못하고 절박해 하는 마음에는 이유가 있었다. 여전히 선발 후보라는 점, 지난해 1승도 거두지 못했다는 자책감, 여기에 오프 시즌 동안 연봉 협상에서 대폭 삭감된 연봉이 그로 하여금 기쁜 날에도 자신감을 잃게 만들었다.
심수창은 지난 시즌 부진 그 자체였다. 시즌 초 2선발로 출발했지만 제구가 흔들리며 2군으로 내려갔다. 이어 1군에 복귀했지만 잘 해야 한다는 지나친 부담감 때문에 순간순간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며 12경기에서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7.57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올 시즌 그의 활약에는 고무적이다. 심수창은 지난 10월 시작된 진주 마무리훈련 때부터 가장 많은 땀을 흘렸다. 새롭게 부임한 최계훈 투수 코치와 인연도 그로 하여금 동기부여를 시켰다. 최 코치는 지난 2006년 심수창이 데뷔 후 유일한 두 자릿수 승리를 합작했다. 심수창도 최 코치에 대한 믿음이 대단하다. 자세히 지켜보면 코치가 아닌 아버지라는 믿음에 가까울 정도로 가깝다.
심수창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부터 현재까지 안정된 투구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어 올 시즌 LG 선발 진입이 예상된다. 물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박종훈 LG 감독도 넥센전을 마치고 "오늘 심수창 피칭이 아주 좋았다"며 웃음을 지은 뒤 "점점 예전의 자기 모습을 찾아 가는 것 같아 다음 등판이 더 기대된다"고 말해 다음 등판에서 투구 내용을 지켜본 뒤 선발 합류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현재 LG는 '에이스'봉중근이 왼쪽 팔꿈치 근육통으로 개막전 로스터 합류가 불가능해 심수창의 합류가 유력하다. 심수창은 지난 15일 잠실 KIA전에 7회 구원 등판해 1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맞고 1실점했다.
심수창도 "지난해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주어진 등판 기회에서도 최선을 다해 팀 승리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올해는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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