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의 망언? "잘 생긴지 몰랐다"(인터뷰)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1.03.20 09: 32

"잘 생겼다고요? 인기도 없었는데.."
드라마 '드림하이'를 끝낸 김수현을 만났다. 아역 연기 몇 작품을 거친 후 '드림하이'를 통해 당당히 주연으로 우뚝 선 짧은 시간 새 입지가 달라진 그였다. 드라마 시작 전과 후, 업계는 물론 대중 사이 김수현의 존재감은 확연히 다르다. 자르고 잘라 정리한 인터뷰 스케줄만도 30개 언론사가 넘는다 했다. 장장 6일에 걸친 인터뷰 강행군, 기자 입장에서 들어도 '토가 나올 것만 같은' 그 긴 여정의 어느 날, 김수현과 마주 앉게 됐다. 그러나 염려했던 지친 기색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송삼동입니다!"라고 씩씩하게 인사를 하는 김수현. '드림하이' 속 시골 소년 삼동이가 웃고 있었다.
다음은 '송삼동' 김수현과의 일문일답.

-잘 생긴 얼굴이다. 학창 시절부터 인기가 많았겠다.
잘 생겼나? 솔직히 몰랐다. 학교 다닐 때 인기도 없었다. 난 그냥 평범한 학생이었다. 스스로 내가 특별히 잘 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따라다니는 여학생들도 없었는데..(웃음)
-'드림하이'가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작품의 성과가 있다면?
이번 드라마를 하고 나서 굉장히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신다. 어딜 가면 "송삼동이다!"라고 외치며 반겨주신다. 며칠 전에도 친구랑 영화를 보러 갔었는데, 여기저기서 아는 척을 해주셔서 좋았다. 또.. 솔직히 앞으로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좋은 발판이 마련됐다고나 할까. 첫 주연이었다. 앞으로 도약하기에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반대로 아쉬운 점은 없었나?
아무래도 춤과 노래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무대에 겁을 먹기도 했었고, 함께 출연한 친구들은 원래 가수이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놀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많이 위축됐던 것 같다. '나는 왜 이럴까..' 처음엔 소심한 생각들이 많이 들더라. 여유 없이 쫒기는 기분마저 들었는데 아무래도 연기에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후회를 한다는 건 아니다. 아쉬움이 있어 더욱 아련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러고 보면 '드림하이' 속 송삼동은 실제 나이보다 꽤 어린 캐릭터였다.
그렇다. 주위에선 얼굴은 동안인데 목소리는 저음이라 나이가 좀 느껴진다고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그런 상반된 느낌이 충돌하는 지금의 내 모습이 맘에 든다. 삼동이도 그랬지 않나. 어찌 보면 순수하고 바보 같고 그렇다가도 한 순간엔 남자답기도 했다.
-함께 한 아이돌들과의 친분이 궁금하다.
택연이하고는 동갑이어서 처음 만나서부터 말을 편하게 했다. 드라마 초반에 언젠가 술도 한잔 하면서 더 친해졌다. 택연이는 남자다우면서도, 현장에서 보면 스태프 한 명까지 다정히 챙길 줄 아는 친구다. 그런 점을 많이 배웠다. 극중에서는 라이벌이었기 때문에 촬영 들어가면 진지하게 연기를 주고받다가도 '컷' 소리만 나면 서로 장난을 치곤했다.
사실 택연이나 우영 수지 아이유 은정이 등 다들 아이돌 가수다보니까 (오직 배우인) 나에 대해 어느 정도는 경계심 같은 것들을 갖고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사실 모두가 K가 되고 싶단 욕심들이 있었는데도 내가 K가 됐단 사실을 알고 진심으로 축하해주더라. 솔직히 나라면 그렇게 축하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웃음)
-온라인에 수지의 옷매무새를 고쳐주는 다정다감한 모습이 담긴 직찍이 떠돌기도 했다. 원래 그렇게 다정한가?
실제 성격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는 성격을 고치기 위해서였을 정도다. 어머니가 어릴 때 좀 더 적극적인 성격으로 키우시려고 웅변 학원을 보내셨다. 그런데 제가 못 다니겠다고 해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인간관계에서 처음엔 친해지기가 쉽지 않은데 마음을 열고나면 편안해진다. 원래는 다정다감한데 낯선 사람에게는 표현을 못하고 친해져야 잘 해준다.(웃음)
-엉뚱하고도 유쾌한 성격인 것 같다. 예능 출연을 해볼 생각은 없나?
음.. 아무래도 요즘 예능은 연기가 아닌 '인간' 김수현으로 다가가야 하는 것 같다. 팬 분들 앞에 연기하는 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아니라 실제 김수현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게 불안하기도 하고 솔직히 겁도 난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작품 제의가 쇄도한다고 들었다. 차기작 구상은?
스스로 생각할 때 나는 시기적으로 애매한 상태인 것 같다. 소년 같지도 않고 남자 같지도 않은.. 그 경계에 걸쳐 있는 느낌이다. 이런 때에 보여드릴 수 있는,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지금 내게는 소년도 아니고 남자도 아닌, 완전히 상반된 매력이 있을 것 같다. 그런 매력을 최대한 살려낼 수 있는 캐릭터나 작품이라면 좋겠다.
1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호탕한 웃음과 특유의 진지함이 교차한 '송삼동' 스타일 인터뷰는 아쉽지만 여운을 남긴 채 끝이 났다. 처음 들어설 땐 그저 잘 생긴 것만 같던 소년이 돌아갈 땐 열정이 수놓인 남자의 뒤태를 보여주고 갔다.
issue@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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