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스스로 인식하라'" 김경문 감독의 일침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3.20 15: 17

"7경기를 치렀지 않은가. 부족한 점은 선수들이 가장 잘 느꼈을 것이다".
 
개선해야 할 점을 직접 꼬집기보다 스스로 인식하길 바라는, 어찌 보면 더욱 섬뜩한 한 마디였다.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시범경기 7차례서 3승 4패를 기록한 뒤 선수단에 짧지만 강한 한 마디를 남겼다.

 
두산은 지난 19일 잠실 SK전서 1-5로 패하며 시범경기 시작 이후 처음으로 승률 5할 밑(4할2푼9리, 20일 현재)을 경험했다. 첫 2연전인 삼성전서 2승을 거두며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롯데와 2연전을 모두 내준 뒤 한화와는 1승 1패, 그리고 SK에 또 한 번 일격을 당하며 3승 4패가 되었다.
 
특히 SK전서는 9안타로 SK보다 세 개나 더 많은 안타를 때려내고도 1득점에 그치는 집중력 부족 현상을 보였다. 3개의 병살타는 둘째 치고 5회 용덕한의 삼진 때 치고 달리기 작전의 하나로 3루로 뛰던 2루 주자 윤석민이 아웃되었으며 6회 김재환의 좌익수 파울플라이 때는 3루 주자 김재호가 상대 좌익수 임훈의 호송구로 홈에서 횡사했다.
 
공격만이 아닌 수비에서도 허점이 나왔다. 2회 최경철의 땅볼성 타구는 3루수 윤석민과 유격수 김재호가 서로 달려들다가 부딪혀 진루 및 득점타로 연결되었다. 7회 1사 2루서 최윤석의 중견수 플라이 이후에는 3루로 태그업한 2루 주자 최경철을 잡으려던 윤석민의 포구 동작이 커 결국 주자가 3루에서 살기도 했다.
 
시범경기에서 허점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어찌보면 다행이다. 대부분의 감독들 또한 시범경기서 안 좋은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김재호의 태그업 때 대기 타석에 있던 타자의 주자 움직임 조정 도움 및 애매한 땅볼 타구 때 확실한 움직임 체계가 아쉬웠다는 점은 개막 이후 되풀이 되었을 경우 경기 승패를 바꿀 만한 실책이다.
 
이전 경기서는 1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느린 퀵모션으로 인해 고전하는 등 몇몇 허점이 나왔다. 김 감독 또한 "시범경기서 너무 좋은 모습만 나오는 것도 안 좋다"라는 견해를 비췄다. 차라리 여기서 약점을 비추고 시즌 돌입 전 약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것이 김 감독의 입장.
 
다만 "선수들이 스스로 보완점을 느꼈을 것이다"라는 경기 후 자평은 오랜만에 나오는 이야기. 대개 김 감독은 패했을 경우 "오늘 패배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라며 말을 아끼는 편이지만 현재는 시범경기 반환점을 돌아 선 입장. 선수단 개막 엔트리를 구축해야 하는 만큼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은 셈이다.
 
경기 후 베테랑 김동주를 비롯한 선수들은 황사가 심했음에도 불구, 배팅 케이지를 설치하고 계속 타격 훈련에 집중하는 등 약점 보완에 몰두했다. 김 감독의 '엄포'를 잘 이해하고 시즌 개막 후 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이는 누가 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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