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개선되어 간다".
한화가 선전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최하위였고 올해도 유력한 최하위 후보로 꼽혔다. 그런데 막상 시범경기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탄탄한 전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5경기에서 4승을 쓸어담는 등 시범경기에서 4승3패로 롯데와 공동 2위에 올라있다. 물론 시범경기일 뿐이라지만 지난 2년간 패배에 익숙했던 한화가 계속 이기는 맛을 알아간다는 건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 가을부터 선수들을 맹훈련시킨 한대화 감독도 조금씩 만족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 감독은 "아직 멀었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 점점 개선되어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감독이 강조하고 있는 조직 야구가 선수들 사이에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했고, 공을 들였던 투수진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주 5경기에서 거둔 4승 중 2승이 1점차 승리였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스피드가 돋보인다. 과거 한화는 느린 팀이었다. 장타자가 많아 굳이 빠를 필요가 없는 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한 감독이 부임한 뒤로 주입하기 시작한 스피드가 이제는 완전히 접목된 모습이다. 시범경기에서 7경기에서 무려 17개의 도루를 성공시키고 있다. 도루를 성공한 선수만 해도 무려 11명. 특정선수를 가리지 않고 전원이 냅다 뛰고 있다. 한화의 달리는 야구에 상대 배터리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대화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많이 뛰어봐야 한다. 그동안 많이 뛰지보지 않았기 때문에 자꾸 뛰어봐야 한다. 그래야 점점 몸에 배이는 것"이라며 "시범경기니까 부담도 없다. 죽어도 좋으니까 한 번 뛰어보는 것이다. 시즌 들어가면 지금만큼 도루를 많이 하지는 못하겠지만 상대가 부담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한화는 상대가 편하게 여기는 팀이었다. 큰 것만 조심하면 되는 팀이었지만 이제는 작은 것에서부터 괴롭히겠다는 의지다.
젊은 선수들이 조금씩 치고 올라오는 것도 희망적이다. 마운드에서는 안승민과 정재원이 확실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타선에서는 나성용과 김용호가 떴다. 공수주에서 활약하는 전현태도 빼놓을 수 없다. 한 감독은 "아직 어린 선수들이라 그런지 경험들이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계속 하다 보면 점점 나아지지 않겠나"고 했다. 그러면서 한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지난 19일 대전 롯데전에서 나온 김강의 첫 안타도 한 감독이 의도적으로 작전을 걸어 만들어졌다. 부담감에 눌린 김강의 힘을 빼고자 작전을 걸었고 그래서 밀어친 안타가 나온 것이다.
한화 주장 신경현은 "선수들이 이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기는 경기를 하다 보면 그 성취감이 크게 작용한다는 뜻이다. 대다수 팀들이 시범경기 팀 성적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지만 한화는 상황이 다르다. 그런 한화에게 있어 시범경기 선전은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지난 13일 대전 LG전에서 0-11로 뒤지던 경기를 10-11까지 따라가 놓고 뒤집지 못해 아쉬워한 것도 그만큼 승리에 굶주려있기 때문이다. 한화에게 있어 시범경기 선전은 정규시즌 성공을 향한 출발점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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