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율 2위' 고동진, "쳐서 나가야 하는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3.21 10: 40

"투수들이 좋은 공을 안 주네요".
한화 외야수 고동진(31)은 지금 눈으로 타격을 하고 있다. 방망이는 거들 뿐이다. 독수리의 눈으로 공을 골라내며 걸어나가길 반복하고 있다. 1루가 어색하지 않다. 시범경기 7경기에서 얻은 사사구가 무려 10개. 볼넷 9개에 몸에 맞는 볼이 1개다. 그러다 보니 안타를 1개밖에 기록하지 않고도 출루율이 무려 5할2푼4리에 달한다. 시범경기에서 롯데 홍성흔(0.545) 다음으로 높은 출루율이다.
지난 13일 대전 LG전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이날 첫 타석에서 LG 레다메스 리즈의 150km 강속구를 몸에 맞아 출루했다. 이후 볼넷만 3개를 얻었다. 4타석 모두 출루. 고동진은 "리즈에게 맞은 공은 살짝 스쳤을 뿐"이라며 "100% 출루는 의미없다. 방망이로 쳐서 나가야 하는데"라며 웃어보였다. 그런데 이후에도 16일 대전 SK전에서 2개, 18일 잠실 두산전에서 3개의 볼넷으로 계속 걸어나갔다.

고동진은 "상대 투수들이 좋은 공을 안 준다"며 겸연쩍어 했다. 하지만 고동진이 타석에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것도 많았다. 볼넷 4개가 풀카운트 끝에 얻어낸 것이었다. 고동진은 "원래 선구안은 있는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군입대 전과 비교하면 처음 보는 투수들도 많다. 그만큼 볼을 많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타격으로 어필해야 하는 입장인지라 "방망이로 쳐서 나가야 하는데"라며 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결국 첫 안타를 뽑아냈다. 지난 19일 대전 롯데전. 경기를 앞두고 "오늘은 안타가 하나 나올 것 같다"고 예고한 고동진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롯데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를 상대로 1-2루 사이를 가르는 우전 안타를 작렬시켰다. 시범경기 첫 안타 신고. 하지만 이내 다음 타석에서는 귀신같이 볼넷을 얻어나갔다. 시범경기 10번째 사사구. 11타수 1안타로 타율은 9푼1리이지만 출루율은 무려 5배가 넘는다. 진기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한화는 팀 출루율이 3할5푼4리로 시범경기 1위에 올라있다. 11번이나 출루한 '출루율 2위' 고동진을 빼놓고는 절대 설명하기 어려운 기록. 고동진은 "이제는 방망이로 많이 치고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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