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의 롯데, '무한경쟁, 포기없는 야구' 선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3.21 07: 06

무한 경쟁이다. 모두에게 기회의 문이 열려있다. 포기란 없다.
올해 롯데 야구는 어떤 컨셉이 될까. 지난 3년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이끈 롯데는 화끈한 공격야구의 향연이었다. 선굵은 시원시원한 야구였다. 그러나 변화에는 약했다. 이대호는 철옹성처럼 3루 자리를 지켰고, 주전-비주전의 구분이 뚜렷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2군 선수들에게 기회는 많이 오지 않았다.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믿음의 야구를 했지만, 상대적으로 경쟁 체제는 딱히 구축되지 않았다.
하지만 양승호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올해는 경쟁 체제가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양승호 감독은 "에버리지가 있는 선수들은 계속 기용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경쟁을 통해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며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선발에서 못 던지면 중간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다. 중간에서 잘 던지면 선발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양승호 감독이 말한 '에버리지가 있는 선수'는 조성환 이대호 홍성흔 강민호 등 중심타자들 정도. 나머지 선수들은 가능성이 있거나 보였지만 아직 꾸준함을 증명하지 않았다. 양 감독은 내외야 가리지 않고 모든 선수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유격수 자리에 황재균과 문규현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박진환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외야에서는 이승화 이인구 정보명 김문호 등이 주전들을 위협할 후보들이다.
마운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일단 고정 마무리와 필승계투조를 정하지 않았다. 시범경기를 통해 조금 더 강한 투수를 고르겠다는 복안이다. 양 감독은 "우리팀에 패전처리조는 없다. 단지 롱릴리프만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패전처리조라는 어감 자체가 패배적인 데다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양 감독은 "우리팀 타선은 4~5점차로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롱릴리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해 롯데는 이길 때도 질 때도 화끈했다. 7점차 이상 경기에서 승리가 17승으로 가장 많았지만 패배도 무려 15패로 최하위 한화(19패) 다음으로 많았다. 막강 화력에도 불구하고 역전승 경기는 26차례로 넥센과 공동 5위. 갖고 있는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백업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의욕 고취에 힘쏟고 있는 양승호 감독의 의도대로 성장이 이뤄진다면 써먹을 수 있는 반전 카드가 많아진다.
모든 선수들이 기회의 문을 노크하고 있는 양승호 감독의 롯데. 과연 올해 무한경쟁 체제와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또 다른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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