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좋은 프로가 나왔다고 호평받던 MBC '나는 가수다'가 김건모의 재도전으로 맹비난을 받고 있다.
20일 방송된 '나는 가수다'에서는 '80년대 명곡 부르기' 미션이 주어졌다. 이날 김건모는 미션곡으로 임주리의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받았고, 립스틱을 바르는 퍼포먼스까지 펼쳤지만 충격의 꼴찌를 기록했다.

김건모는 "립스틱 괜히 해가지고, 저는 괜찮습니다. 의외의 결과에 마음이 아프네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에 김제동이 "재도전 기회를 주는 것이 맞지 않냐"는 의견을 내놓았고, 김건모는 "룰을 깨느니 깔끔하게 빠지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출연진들의 계속되는 권유에 "올해가 20주년인데, 여러분들이 받아준다면 못 이기는 척..."이라며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김영희 PD 역시 "누구를 탈락시킨다기 보다는 최고의 무대를 보이는 프로그램이라는 기획의도에 맞춰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재도전을 받아들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좋은 프로인 것 같아 가족들과 함께 시청하고 있는데, 정말 실망이네요. 김건모의 모습은 선배답지 못한 모습 같습니다. 좋은 기획의 프로를 망치는 것 같습니다" "우롱당하는 기분이다. 처음부터 그런 룰이 있다고 설명을 하든지, 김건모도 떨어질 수 있는 것이 이 프로의 묘미가 아니냐" 등의 의견을 올리며 비난하고 있다.
특히, 시청자들은 "김건모이기에 재도전이라는 룰이 급작스럽게 생긴 것 아니냐"며 "정엽이나 백지영이 떨어졌어도 이런 결과가 나왔겠냐"는 반응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칼럼니스트는 자신의 컬럼에서 "김건모가 결국 그 탈락자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가수들의 반발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경연을 했고 그 경연에 대한 결과가 나왔을 때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만일 애초부터 최후 탈락자에게는 1회의 재도전 기회를 주겠다고 룰을 세웠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지만 김건모의 재도전 카드는 말 그대로 급조한 것이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아무리 비정한 결정이라고 해도 받아들이지 않고 저들끼리 번복하고 저들끼리 룰을 만드는 식의 행태는 대중들을 늘 허탈하게 만드는 비민주적인 행동이다. 우리가 늘 정치권을 통해 느끼는 그 허탈감이다"고 덧붙였다.
김수현 작가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탈락했어도 김건모는 김건모인데, 깨끗하게 받아들이라"며 "그저 평가단 있으나마나 만든 재도전을 급조하고 영리하게도 선택권은 가수에 넘긴 방송사 얍실함이 입맛이 썼고 우리의 건모씨가 멋지게 '노우' 하기를 바랐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음악계의 대선배는 떨어지면 안된다는 '한국식 서열주의'를 다시한번 보는 것 같아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재도전 룰을 앞으로 어떤식으로 봉합할지, 제작진은 또다른 과제를 스스로 떠안은 꼴이 됐다.
bonb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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