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결국 가요계 '독'이 되나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03.21 17: 38

가요계를 부흥시킬것으로 기대됐던 예능 프로그램이 결국 가요계에 독이 되는 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청자들이 형 기획사의 막강한 자본과 트렌디한 기획으로 무장한 아이돌스타에 식상해 있던 찰나, 당초 숨겨진 명곡을 재발견하고, 노래 잘하는 가수 중심의 무대를 마련해주며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받았던 각종 프로그램들이 각종 논란과 비난으로 참가자들에게까지 이미지 타격을 입히고 있다.

 
지난 20일 방영된 MBC '나는 가수다'는 선배 가수 김건모의 '부활'을 인정하고 이소라의 방송 중단 장면을 내보내면서, 시청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진짜' 가수들의 훌륭한 무대를 보여주겠다던 이 프로그램은 결국 선배 가수들의 자존심과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성격을 보여줘버린 셈이 됐다.
 
동시간대 방영되는 KBS '1박2일'이 가위바위보 한번 졌다고 까나리젓도 원샷하는 가수들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나는 가수다' 속 까탈스럽고 자존심 강한 가수들은 상대적으로 비호감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에 앞서 18일 방송된 MBC '위대한 탄생'은 위대한 가수들 마저도 음악성 보다는 결국 상업성이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멘토 이은미가 권리세를 생방송 본선에 내보내면서 벌어진 일이다. 물론 박원미와 이진선 등 탈락자들이 평소보다 실력 발휘를 못하긴 했지만, 현저히 떨어지는 가창력의 권리세를 감싸며 본선에 진출시킨 것은 쉽게 용납되지 않는다는 의견들이다.
 
네티즌은 참가자들의 노래에 그토록 냉정했던 이은미가 권리세의 어디에 반했는지 알 수가 없다며 격렬한 반응을 보였었다.
 
'나는 가수다'가 발표한 음원도 문제다. 명곡을 재발견하는 것까진 좋았지만, MBC가 출연자들의 방송 음원을 상업적으로 음원사이트에 풀면서, 신곡을 준비 중이던 가요관계자들과 대립각을 세우기까지 했다. 안그래도 드라마 OST 등 '외풍'에 극심히 시달려온 가요계로서는, 막강한 예능 프로그램을 등에 입고 차트를 점령한 '나는 가수다'가 반가울 리 없는 상태.
 
가요관계자들은 "아직 시행착오 중이라 그런지 몰라도, 가요계를 부흥시킨다는 게 오히려 존경받는 가수들을 욕먹게 하고, 상업적인 음원서비스로 이어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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