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신(新) 해결사' 박석민(26, 내야수)은 "더 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지난해 11월 왼손 중지 인대 수술을 받았던 박석민은 지난달 23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했으나 부상이 재발하는 불운을 겪었다.
21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박석민은 왼손 중지를 가르키며 "날씨가 풀리면 나아 지겠지만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 주변에서 '저 선수는 계속 아프다'고 말할때면 내가 더 화가 난다"며 "돌이켜 보면 다쳤을때 곧바로 치료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어떻게 하면 방망이를 잘 칠 수 있을까 고민하는게 아니라 안 아프게 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먹성 좋기로 소문난 박석민은 전훈 캠프에서 야식도 마다할 만큼 체중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훈 캠프에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면 일찍 잠들어 먹을 수 있는 유혹을 참을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야간 경기를 치르다 보니 생활 리듬이 깨질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이 많이 빠졌다고 하는데 더욱 더 신경써야 한다".

화끈한 공격 야구를 추구하는 류중일 감독은 박석민의 방망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석민은 "나 역시 책임감을 갖고 있다. 마냥 어린 선수가 아닌 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은 인정한다. 2008년부터 3년간 적응기라고 여겼는데 올 시즌에는 한 단계 성장해야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으니까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감독은 "박석민이 손가락 부상 속에서도 20홈런을 터트렸는데 손가락만 낫는다면 50홈런도 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그의 타격 재능을 높이 평가한다는 뜻. 이에 대해 박석민은 "50홈런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자신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잘 치는 선수보다 안 아픈 선수가 더 부럽다. 부상없이 시즌을 치르는게 소박한 바람"이라고 대답했다.
박석민은 3루 주전 경쟁에 대한 물음에 "지금 내 포지션이 없다면 내년을 비롯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가야 한다. 아직 수비를 못할 나이는 아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면 수비 만큼은 (조)동찬이형을 따라갈 수 없다. 거의 하늘과 땅 차이"라며 "주전 3루수가 되기 위해 나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그런건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수치상 목표보다 어떻게 하면 부상없이 한 시즌을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한다. 물론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하면 좋겠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소용없다. 굳이 목표를 말하자면 안 아팠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wha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