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한대화 감독이 인정하기 시작했다.
한화 7년차 내야수 전현태(25)는 한대화 감독의 고민거리였다. 한화 팀 내에서 최고의 주력을 갖고 있지만 타격과 수비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았다. 지난 겨울부터 한 감독은 "전현태가 올라오면 참 좋을텐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만큼 전현태의 가능성을 인정했으나 확실하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 그 아쉬움은 하와이 전지훈련에서도 계속돼 1대1 펑고로 이어졌다.
그랬던 전현태가 드디어 한감독을 만족시키기 시작했다. 시범경기에서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범경기 7경기에서 21타수 10안타로 타율 4할7푼6리. 롯데 홍성흔(0.524)에 이어 시범경기 타율 2위에 랭크돼 있다. 지난 13일 대전 LG전부터 6경기 연속 안타 행진까지 벌이고 있다. 타구 방향도 좌중우를 가리지 않는다. 빠른 발로 내야안타까지 만들어낸다. 한화에서 볼 수 없었던 플레이였다.

한대화 감독도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한 감독은 "전현태의 기량이 많이 늘었어"라며 흡족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지난 19일 대전 롯데전에서는 1번타자로 내보낼 정도로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 전현태 스스로도 자신의 변화에 놀라는 모습이다. 그는 "나도 내가 왜 이렇게 잘치는지 모르겠다"고 머리를 긁적일 정도. 타격뿐만 아니다. 수비에서도 점점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이며 공수겸장으로 거듭날 조짐이다.
그를 바라보는 구천서 수비코치도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구 코치는 "타격이 잘 되니까 요즘은 수비도 잘 한다"며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선수는 경기를 뛰면서 경험을 쌓고 자신감이 더해지면 좋은 모습을 보이는 법"이라고 말했다. 전현태는 매일 팀 훈련에 가장 먼저 나온다. 30분 정도 일찍 나와 간단하게 배팅훈련을 한 뒤 구 코치와 집중적인 수비훈련에 들어간다. 그것이 조금씩 그라운드서 빛을 보고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타격도 정확성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스윙이 큰 편이었는데 올해는 그 궤적을 짧고 간결하게 고쳤다. 전현태는 "정확하게 맞혀서 출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 말대로 전현태가 친 안타 10개 중 장타는 3루타 1개가 전부. 나머지 9개는 모두 단타다. 그만큼 정확하게 맞히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장기인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해서는 일단 출루가 우선이다. 스윙 폭을 줄이니 삼진도 줄었다. 시범경기에서 삼진이 4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긴장의 끈은 절대 풀지 않는다. 전현태는 "아직 시범경기일 뿐"이라며 "시즌에 들어간 뒤 잘해야 한다. 지금 이 감각을 잘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지금 이 감각을 잘 유지한다면 한대화 감독의 고민이 하나 덜어지고 한화의 2011년에도 희망이 생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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