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노출에 위험한 '발 건강'을 사수하라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3.22 10: 27

‘인체의 축소판’, ‘제 2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발. 그만큼 발이 우리의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이겠지만 의외로 그 명성에 비해 발은 가장 혹사 당하고 있는 부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기에 발은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발은 다리의 끝부분에 있지만 다리와는 관절 등으로 구분되어 있는 별도의 신체 부위다. 한쪽 발은 26개의 뼈, 33개의 관절, 94개의 근육, 그리고 수많은 혈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신체를 이루는 206개의 뼈 중 4분의 1이 발에 몰려있다.
발이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우리를 ‘이동’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지만 이외에도 발의 기능은 다양하다. 서 있을 때에는 몸의 주춧돌 역할을 해 넘어지지 않게 균형을 잡아주고 체중을 지탱하여 바른 자세를 유지하게 하고, 걷거나 뛸 때는 우리 몸을 앞으로 밀어주는 추진력을 내는 역할도 한다. 또한 발바닥에 아치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족궁(足弓)은 완충작용을 해 하중을 효율적으로 분산시켜 체중이 바닥에 닿는 충격을 감소시켜줌으로써 발에 무리한 힘이 실리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발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또 하나의 심장이기도 한다. 심장에서 출발해 발끝까지 내려온 혈액을 혈관의 수축과 팽창을 통해 심장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발 건강은 우리 몸 전체의 건강을 좌우하지만 의외로 우리 몸에서 가장 푸대접을 받고 있는 곳이 발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발에 대한 푸대접이 계속될 때 가깝게는 다양한 발 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많아질 뿐 아니라 나아가 몸 전체로 통증이 퍼지는 만성화된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 발뒤꿈치와 발바닥을 괴롭히는 극심한 통증, 족저근막염!
족저근막이란 뒤꿈치 뼈에서 시작해 앞 발바닥의 발가락 부위에 부착되는 구조물로 발의 아치 형태를 유지하고 발의 탄력을 유지시키는 중요한 조직이다. 족저근막염이란 이 족저근막이 과로해서 붓고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근막의 퇴행성 변화이지만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체중이 급격하게 증가했을 때, 오래 서 있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평발 혹은 발등이 높은 요족, 몸의 하중이 발뒤꿈치 쪽으로 쏠리거나 자극이 갔을 경우 발생한다.
족저근막염이 발생하면 발뒤꿈치와 발바닥의 통증을 심하게 느끼게 되고 증상이 악화되면 걷기 힘들 정도의 통증과 함께 발바닥이 끊어지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초기에 발견했을 경우 계단에서 앞꿈치만 올려놓고 발목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스트레칭과 특수 깔창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심해지면 소염주사나 체외충격파기기 시술을 해야 한다. 체외충격파 시술은 체외충격파기기의 강한 파장이 신경세포를 자극해 통증이 있는 발바닥 주변 신경을 둔감하게 만드는 시술이다. 그러나 만약 증상이 더욱 악화되면 족저근막 일부를 절개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 하이힐과 앞 뾰족한 신발이 최대의 적! 무지외반증
무지외반증은 쉽게 말해 엄지발가락(무지)이 밖으로 휘는 변형(외반)을 말하는데 실질적으로 엄지발가락이 밖으로 휘면서 동시에 엄지발가락의 안쪽도 튀어나오는 증상이다.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잘못된 신발 착용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하이힐이나 앞이 뾰족한 구두 등을 많이 신는 여성에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에는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고 발 여기저기에 굳은살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에 겹쳐지기 시작한다. 또한 걷는 자세도 불편해지고, 조금만 걸어도 발이 피로해지며, 악화되면 허리와 무릎에까지 무리가 간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볼이 넓고 편안한 신발이나 기능성 신발과 깔창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기형이 심해졌을 경우에는 보조기나 교정기 착용을 해야 한다. 그러나 교정기로도 치료가 되지 않을 때에는 돌출된 뼈를 깎고 휘어진 부분을 원래대로 돌려주는 수술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98% 정도의 높은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고, 수술 다음날부터 목발이나 깁스 없이 보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 흔하다고 무시하다 큰 코 다치는 발목부상!
우리가 흔히 발목이 삐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발목 관절의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끊어져 복사뼈 부분에 통증과 함께 발목 부위가 멍이 드는 증상을 말한다. 이러한 발목 삐임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당하는 부상 중 하나인데 운동을 하다 부상을 입는 경우도 있고, 길을 걷다 삐끗하는 경우도 있고, 예기치 못하게 수렁에 빠져서 다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흔하게 겪는 부상이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발목 염좌를 가볍게 여기고 간단하게 찜질이나 파스만으로 치료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 번 부상을 입은 발목은 습관적으로 염좌가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연골 부위가 손상되면서 박리성골연골염이 될 수 있으며 나아가 연골 부위가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연골이 괴사해 뼈와 분리되는 거골(복사뼈) 골괴사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발목 부상 역시 초기에 발견했을 경우, 간단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통해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러한 치료로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MRI 검사를 통해 연골 손상의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약 연골이 심하게 손상됐다면 관절내시경 수술이나 자가연골 이식술 등의 수술을 받아야 한다.
◆ 발 건강이 곧 전신건강! 스트레칭과 족욕 등으로 미리미리 관리해야…
이처럼 발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일을 하지만 우리 몸 가장 아래에서 고되고 힘든 역할을 하기 때문에 쉽게 병들기도 한다. 이에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발은 신체의 모든 부분과 연결되어 있는데 엄지발가락은 머리, 발 옆면은 어깨, 무릎, 둔부 등 신체의 외부, 발 안쪽은 척추와 신경이 통한다. 때문에 발 건강은 곧 전신 건강을 의미한다"고 하며 따라서 "평소 스트레칭이나 지압, 족욕 등으로 발 관리를 하는 것이 발 건강을 지키고, 다양한 발 질환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이러다 말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발 질환을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다 보면 수술을 피할 수 없게 되므로 이상 징후가 느껴진다면 한시라도 빨리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 증상에 정도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할 때, 우리는 상대방의 발을 씻겨준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어떤 마음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발을 아끼고 관리하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발 건강은 물론 우리 몸 전체의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TIP. 건강한 발 만들기 생활습관]
1. 하루에 한 번 따뜻한 물로 10분 정도 족욕을 하자.
2. 볼펜이나 병을 이용해 발바닥을 지압하자.
3. 평소 하이힐 보다는 편안한 신발을 착용해 발 건강을 지키자.
4. 잘 때 쿠션이나 베개에 발을 올려놓고 자자.
5. 평소 적당한 발의 온도를 유지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자.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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