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가 베테랑 가수들에게 서로 다른 온도차 반응으로 극명한 대비효과를 주고 있다.
3회 방송까지 이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자는 정엽이다. 국내 손꼽히는 보컬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메인 보컬이지만 공연형 가수라 방송 출연이 거의 없었던 정엽은 그렇기에 40대 이상 시청자들에게는 낯설 법한 가수였지만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전세대에게 어필할 기회를 얻게 됐다.

정엽은 처음 선호도에서 꼴찌를 하는 수모를 당했지만 주현미의 트로트곡 '짝사랑'을 에코브릿지의 편곡으로 감칠맛 나게 본인만의 보컬 개성을 살려 부르며 중간평가에서 1등을 차지, 첫 번째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20~30대 여성들에게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이는 검색어 순위, 이슈 등 가시적인 관심으로 드러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나는 가수다'에서 정엽의 순간적인 표정 캡처 사진이 큰 화제를 낳았고, 예전 정엽이 미니홈피에 게시했던 자신의 집 내부 사진도 뒤늦게 화제다. 뿐만 아니라 정엽이 부른 SBS 드라마 '49일'의 메인 타이틀곡 '아무일도 없었다' 등도 음원차트에서 힘을 받고 있다.
실제로 정엽은 영화예매 사이트 맥스무비에서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를 보고 호감이 새로 생겨난 가수는?"이라는 설문 조사에서 45%에 달하는 지지율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일반인 출연자가 아닌 기존 가수에게도 통하는 방송의 힘을 여실히 보여주는 이런 사례가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특성상 역효과를 내기에도 충분해 보인다. 이미 수많은 팬을 지니고 동료 후배가수들의 존경을 받는 권위 있는 가수들이 선택 당하고, 평가 당한다는 것에 대한 부작용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정엽이 이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자인 것도 사실상 함께 출연하는 다른 가수들 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은 대중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 것도 한 몫한다.
방송 3회만에 감성적인 뮤지션 이소라의 진행자 자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김건모의 재도전 등이 프로그램의 본질을 훼손시켰다고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가수들이 스스로 권위에 대한 도전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기존의 명예를 지키며 '역시 당신은 가수였다!'란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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