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올림픽에 도전해야죠".
2011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서 3관왕에 오르며 당당히 종합 우승을 차지한 노진규(19, 한체대)가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자마자 꺼낸 얘기다.
이번 대회에서 노진규의 활약상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아직 유망주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비웃듯 1500m·1000m·3000m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은 것. 대학에 막 입학한 선수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였다.

노진규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사실 이번 대회에서는 첫날 1500m만 잡자는 생각이었는데 행운이 따르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노진규가 행운을 거론한 까닭은 쇼트트랙이 그만큼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도 한 번 넘어지면 끝이다. 노진규 본인도 주니어 시절 수차례 경험한 일이다.
노진규는 1000m 결승전에서도 행운이 따랐다고 강조했다. 빠른 스피드가 요구되는 1000m에서 첫 바퀴를 다섯 번째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1위로 골인했다는 얘기였다. 그의 설명대로면 평소 월드컵 시리즈라면 불가능한 결과였다.
노진규는 "장거리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단거리 종목에서는 순위를 뒤집는 것이 어렵다. 특히 1000m는 나한테 어렵던 종목이었는데 이번 대회는 달랐다"면서 "처음에는 운만 좋다고 생각하던 것이, 마지막에는 자신감까지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쇼트트랙의 차세대 주자라는 사실을 입증한 노진규의 다음 목표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노진규도 "이제는 올림픽에 도전해야죠"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노진규는 "이번 대회에서 운 좋게 3관왕에 올랐지만 아직 부족한 점은 많다"면서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인코스를 파고드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 부분에 자신이 없어 아웃코스를 고집했는데 세계에 도전하려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끝난 세계팀선수권을 끝으로 올 시즌을 마친 노진규가 바로 한체대에 합류해 훈련에 매진할 예정인 것이 그 각오를 대변한다.
노진규는 "피곤하고 힘든 것이 사실이다.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으로 다른 선수들과 달리 4월 국가대표 선발전이 면제됐으니 쉴 수 있는 여유도 있다. 그러나 내가 아직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니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 한 번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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