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반 타점 본능이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발휘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넥센 히어로즈가 '공격형 2번 타자' 유한준의 4타점 맹활약을 앞세워 두산 베어스에 대승을 거뒀다.
넥센은 22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2회 역전 결승 스리런 포함 3안타 4타점을 몰아친 유한준을 앞세워 16-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시범경기 전적 4승 4패(22일 현재)를 기록하며 승률을 5할로 맞췄다.

반면 두산은 기대를 모았던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라몬 라미레즈에 대한 커다란 실망감을 안은 채 3연패로 3승 5패를 기록했다.
선취점은 1회초 넥센 공격서 나왔다. 바람이 꽤 센 편이던 쌀쌀한 날씨서 두산 선발 라미레즈는 1사 후 유한준에게 우전안타, 코리 알드리지와 강정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타석에 들어선 박정준은 볼카운트 0-1에서 라미레즈의 2구 째를 공략했다. 빗맞은 타구는 좌익수 김현수 앞에 떨어지는 바가지안타로 3루 주자 유한준이 홈을 밟으며 1-0이 되었다. 그러나 장영석과 이숭용이 연속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며 추가점은 없었다.
선실점한 두산은 1회말 김동주의 좌월 투런으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넥센 타선은 2회초 무서운 공세를 보여주며 두산 선발 라미레즈와 뒤를 이어 등판한 신인 우완 안규영을 두들겼다.
2회초 선두타자 강귀태의 3루 땅볼 후 넥센은 라미레즈의 제구 난조를 틈 타 김민우, 장기영의 연속 볼넷으로 기회를 맞았다. 유한준에게 역전 좌월 스리런을 허용했다. 밋밋한 직구(138km)가 높게 들어간 게 화근.
알드리지에게 좌중간 안타, 강정호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완전히 무너진 라미레즈는 박정준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장영석에게 2타점 좌전 안타와 이숭용에게 우익수 키를 넘는 1타점 2루타를 내주고 물러났다. 뒤를 이은 안규영이 강귀태에게 2타점 우전안타를 내줘 라미레즈의 총 실점은 무려 9점이 되었다.

지난해 경희대 소속으로 대학 하계리그 MVP가 된 안규영도 프로 벽이 높다는 점만 실감하고 말았다. 강귀태에게 적시타를 내준 뒤 김민우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장기영과 유한준에게 잇단 1타점 중전 안타를 허용한 것. 눈 깜빡하는 사이 투수가 바뀌었고 점수도 11-2 넥센의 리드가 되었다.
넥센은 바뀐 투수 장민익을 상대로 나온 알드리지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이미 2회 12-2로 크게 앞섰다. 승패가 완전히 결정된 순간이다. 넥센은 3회서도 홍상삼을 상대로 터진 강귀태의 1타점 좌중간 2루타와 김민우의 1타점 중전 안타, 장기영의 1타점 우익수 방면 3루타로 15-2를 만들었다.
상대의 엄청난 공세에 어쩔 줄 모르던 두산 타선은 7회가 되어서야 고영민의 1타점 좌전 안타로 3점 째를 뽑았다. 그러나 이미 경기 승패는 훨씬 이전 결정되어 있었다. 넥센은 9회 김민성의 1타점 좌전 안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넥센 선발 금민철은 3⅓이닝 4피안타 2실점에 최고구속 133km으로 아직 페이스가 완연하게 올라오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금민철의 바통을 이어받은 우완 김영민이 3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다. 2번 타자 우익수로 나선 유한준은 결승 스리런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을 올리며 맹위를 떨쳤다. 이날 넥센 타선은 선발 타자 전원 안타로 두산 마운드를 흠씬 두들겼다.
두산은 선발 라미레즈가 1⅓이닝 동안 55개(스트라이크 26, 볼 29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사사구 5개) 9실점으로 무너진 것이 컸다. 지난 15일 사직 롯데전서도 4이닝 5실점으로 기대치에 못미쳤던 라미레즈는 설상가상격 투구를 보이며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골칫거리가 되고 말았다. 그나마 5선발 후보인 김성배가 막판 5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것이 위안거리.
farinelli@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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