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잘 나가자 에이스도 신이 났다.
한화가 자랑하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이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잘 던져서가 아니다. 팀이 잘 나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류현진은 2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6회부터 선발 훌리오 데폴라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했다. 당초에는 지난 20일 대전 롯데전에 선발등판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경기가 우천취소되면서 등판이 밀렸다. 이번주 한 번 더 선발등판하기 위해 이날 중간으로 나와 2이닝 정도 던지기로 했다.

기대대로 류현진은 2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신명철에게 안타 하나를 맞았을 뿐 나머지 6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찍혔다. 7회말 대타로 나온 이양기가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려준 덕분에 행운의 구원승까지 챙겼다. 지난 15일 대전 SK전에서 3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선발승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됐다. 다승 단독 1위. 평균자책점도 1.80에 불과하다.
경기 후 만난 류현진은 "아직 시범경기라서 그런지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다. 그래도 처음 나와서 볼 5개 던진 걸 빼면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밝혔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선발승을 거둔지도 몰랐다. 시범경기에서는 굳이 선발이 5이닝을 던지지 않아도 상황에 따라 선발승을 줄 수 있는데 류현진은 이를 미처 몰랐던 것이다. 다승1위 소식을 접한 그는 "정규시즌에도 그렇게 하면 안 되나"며 웃어보였다.
오히려 류현진은 팀이 잘 나가는 것에 기뻐하는 표정이었다. 이날 3-2 짜릿한 1점차 역전승을 거둔 한화는 5승3패로 1위 LG(6승2패)에 이어 시범경기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하고 있다"는 류현진은 "우리팀이 1위하겠는데요"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아직 작년만큼 밸런스가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면서도 "시즌 개막하면 다 나아지지 않겠나"고 자신했다. 이어 "올해 목표는 무조건 방어율을 낮추는 것이다. 퀄리티 스타트 연속기록은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범경기에서 컨디션을 완벽하게 조절하고 있는 괴물 에이스. 본격 비상이 머지 않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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