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이라는 시간은 의미가 있다. 갓 태어난 아이들에게 100일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음을, 그리고 연인들에게 100일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시작한다는 뜻이다. 9구단으로 확정된 엔씨소프트에게도 '100일'은 잊지 못할 기념비적인 날이다.
엔씨소프트가 22일 오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제 3차 이사회에서 8개구단 사장단과 유영구 KBO 총재의 동의를 얻어 9구단으로 확정됐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9구단 승인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오늘로서 창단신청서를 KBO에 낸지 딱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100일째 되는 날 이사회 승인이 나서 무엇보다도 기쁩니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22일 KBO에 창단의향서 제출을 확인했지만 정확히 언제 의향서를 제출한지 몰랐다. 그러나 이날 '100일 기념일'을 통해 엔씨소프트는 12월 13일 KBO에 창단 의향서를 제출했음을 알 수 있게 됐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지난 100일 동안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의 마음을 어땠을까. 이 상무는 22일 저녁 OSEN과 전화통화에서 "정말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며 차분하면서도 조금은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엔씨소포트는 이렇게 기쁜 순간이 있기까지 많은 노력을 쏟았다. 인터넷 게임 업체인 엔씨소프트는 "IT 기술력과 노하우, 그리고 세상 사람들을 더 즐겁게 만든다는 기업 목표가 어우러져 창원 지역과 우리나라 프로야구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는 창단 취지로 9구단 창단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100일 동안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마냥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택진 대표를 대신해 앞 선에서 가장 열심히 뛴 이재성 상무가 느끼는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을까.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1차 이사회 직후였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윌 11일 1차 이사회 때 9구단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것을 예상했다. 그러나 롯데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KBO는 "엔씨소프트와 창원 모두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발표했다. 이 상무는 "정말 그 순간 이거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하나.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까지 들었다"고 기억해냈다.
당시 KBO는 "9구단 창단 희망을 일단 환영하지만 심사 기준을 세워 엔씨소프트를 포함한 3개 기업을 놓고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로서는 예상치 못한 시련이었다.
그러나 힘든 시간이 있었다면 기쁜 순간도 있었을 법. 이 상무는 "2차 이사회 때 두 가지 소감문을 준비해 갔었다. 그런데 우리가 우선협상자로 선정이 되면서 기자회견장에서 가장 먼저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던 순간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때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엔씨소프트는 2월 9일 열린 2차 이사회에서 롯데의 반대를 무릅쓰고 9구단 우선 협상자로 최종 결정됐다. 엔씨소프트는 "KBO 이사회에 감사하다"는 뜻을 표하며 안심하고 9구단으로서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이 상무는 "너무 조마조마함의 극한을 달렸다. 또 하라면 못할 정도였다. 지금까지도 여운이 남고, 의미도 있었다. 밤에 잠이 잘 안 올 정도였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렇다면 최종 승인이 떨어진 3차 이사회 직후 기분은 어땠냐는 질문에 이 상무는 "오늘은 의외로 담담했다. 승인을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기에 지난 두 차례 이사회 때와는 달랐다"고 설명했다.
"최고의 100일 선물을 받았다"며 다시 한번 3차 이사회 결과에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 이 상무는 "이제 9구단 승인이 났기 때문에 사실상 이제부터는 9구단으로 준비를 집중하겠다"면서 "새로운 활력소가 된다는 생각으로서 진정성 있게 프로야구단 창단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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