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상대 투런포'정의윤, "김광현 의식하지 않았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3.23 09: 15

"김광현이라고 의식하지 않고 스윙했다".
군에서 제대한 정의윤(25, LG 트윈스)이 '특급 좌완' 김광현(23, SK 와이번스)을 상대로 시범경기 2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올 시즌 개막전 1군엔트리 뿐 아니라 중심타자로서 활약까지 기대감을 갖게 했다.
정의윤은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전에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투런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타율도 3할6푼4리로 고공행진 중이다.

무엇보다 이날 정의윤은 팀이 0-5로 뒤지고 있던 4회초 SK 선발 김광현으로부터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몸쪽 높은 142km 직구를 힘껏 끌어당겨 좌측 펜스를 훌쩍 넘겼다. 9회에는 1타점 좌월 2루타를 기록한 데 이어 결승 득점까지 올리며 팀을 9-8 승리로 이끌었다.
정의윤으로서는 경기 후에도 스스로 웃고 자신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정의윤은 OSEN과 전화통화에서 "김광현이라고 의식하지 않고 평상시처럼 스윙을 했다"라고 말한 뒤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올 시즌 1군에 들어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2005년 2차 1번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정의윤은 빼어난 배팅 파워를 자랑한다. 상무에 입대하기 전 그는 4시즌을 소화했지만 경기 경험 부족과 변화구 대처에 미숙함을 보이며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타격 연습 때 그의 파워는 모두의 눈을 멀게 할 정도다.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 정의윤은 일본프로야구의 영웅이자 '거인'요미우리 자이언츠 4번타자 출신인 기요하라 가즈히로(44)로부터 "몸쪽 공을 당겨 치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칭찬을 들었다. 기요하라는 "일본에 오면 충분히 30홈런을 칠 수 있다"고 말한 뒤, 취재진이 아직 주전선수가 아니라고 말하자 "정말이냐"며 당혹스러워했다.
그러나 시범경기 동안 상대 투수들 대부분은 정의윤에게 바깥쪽으로 승부했다. 그는 지난 18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범경기 첫 홈런을 기록했지만 당시에는 바깥쪽 공을 밀어서 넘긴 타구였다. 상대 배터리는 벌써부터 정의윤의 몸쪽 스윙의 강점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윤도 "타석에 들어서면 대부분 바깥쪽으로 공이 온다. 가끔 몸쪽에 하나씩 들어오는 볼은 내가 타이밍을 잡지 못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정의윤은 자신의 장점인 몸쪽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2개 모두 장타로 연결했다.
LG로서는 외야에 이진영, 이대형, '큰'이병규 등 능력있는 타자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좌타자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LG와 맞대결을 펼치는 상대팀은 좌완 투수를 집중 배치한다. 지난해 LG는 좌완 선발에게도 약했다.
박종훈 LG 감독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개막전 엔트리에 정의윤이 포함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박 감독도 정의윤의 재능을 인정하며 시범경기에서 3번 또는 6번 타자로 집중배치하며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일단은 1군 엔트리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한 정의윤은 "앞으로도 어떤 투수가 나오든 의식하지 않고 자신있는 스윙을 가져가겠다"며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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