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PD 죽이기?’ MBC 결정 무슨 계산 깔렸나
OSEN 이혜진 기자
발행 2011.03.23 16: 14

MBC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연출을 맡은 김영희 PD가 사퇴의사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전격 교체됐다.
MBC는 “출연진과 제작진이 합의해서 규칙을 변경했다고 하더라도 ‘7위 득표자 탈락’은 시청자와의 약속이었다”면서 기본 원칙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김 PD를 교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PD의 하차는 영 뒷맛이 개운치 않다.
누구보다 이 프로그램에 공을 들였던 인물이 김 PD였기 때문이다. 김 PD는 출연진인 이소라, 정엽, 백지영, 김건모, 김범수, 박정현, 윤도현을 섭외하기 위해 3개월 밤낮을 공을 들였다. 대한민국 가요계에서 내로라하는 최정상의 가수들을 한자리에 모으기 위해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 김 PD는 가수들의 출연 결정에 대해 “대중가요의 발전를 위해 어떤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제작진의 진정성을 보고 어렵게 출연을 결정했다”며 출연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바 있다.

김 PD의 진심을 가수들도 공감했기 때문일까. 김 PD의 하차소식에 출연진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모 가수의 매니저는 “김 PD의 열정만큼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며 후임으로 올 PD는 물론 전 출연진들이 부담을 안고 방송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며 심경을 밝혔다.
김 PD의 하차를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성토도 만만치 않다. ‘나가수’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김 PD의 하차를 반대한다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PD 교체로 사태를 무마하려는 MBC의 행태를 비판하는 소리도 높다.
지난 14일 첫 녹화를 마치고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런 공연은 어디서도 보기 힘들 것”이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던 김 PD. 김 PD가 시청자의 기대를 저버리고 원칙을 무너뜨렸다는 죄명으로 교체됐지만 MBC는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무마시킬 희생양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대중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이유는 연출된 상황에서는 맛볼 수 없는 진정성과 돌발 상황에서 맛볼 수 있는 짜릿함이 있기 때문이다. 김건모에게 주어진 재도전의 기회, 중립성을 잃은 이소라의 진행은 서바이벌이란 근본적인 프로그램의 룰을 해쳤다. 하지만 이에 항의하는 시청자들의 원성을 무마하기 위해 연출자를 대체한 MBC의 결정엔 출연진에게서도, 김 PD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었던 ‘진정성’이 엿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나가수’가 과연 대중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tripl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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