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연타석포' 가코, ML 본색을 드러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3.23 16: 24

역시 메이저리그 풀타임 주전 출신다웠다.
삼성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30)가 메이저리그 본색을 드러냈다. 가코는 2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연타석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4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가코의 활약으로 삼성도 한화를 9-4로 꺾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홈런이 단 하나도 없었던 삼성에게 가코의 연타석 대포는 그간의 홈런 가뭄에 종지부를 찍는 단비와 같았다.
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류중일 감독은 터지지 않는 홈런포 때문에 답답해 하는 모습이었다. 시범경기 8경기에서 홈런이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류 감독은 "정말 창피한 일이다. 시범경기를 8경기나 했는데도 아직 홈런이 없다"며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화끈한 공격야구를 표방한 류 감독으로서는 공격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홈런포에 대한 갈증이 누구보다 클 수밖에 없었다.

그 갈증을 가코가 한 방에 풀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류 감독은 "가코가 좀 뻥뻥 쳐주면 참 좋을텐데…"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가코는 8경기에서 32타수 8안타 타율 2할5푼 1타점으로 미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류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 가코의 홈런성 타구가 바람에 막혀 잡힌 것에 대해 "그때 그 타구가 넘어갔어야 했다. 바람이 불어서 펜스 앞에서 잡혔다"며 가코보다 더 아쉬워했다.
그랬던 가코가 마침내 류 감독의 갈증을 풀어줬다. 1-2로 뒤진 4회가 그 시작점이었다. 선두타자로 나온 가코는 한화 선발 송창식의 가운데 높은 138km 직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타구는 좌측 담장을 빨랫줄처럼 넘어갔다. 비거리 120m 동점 솔로포. 가코의 한국무대 공식경기 첫 홈런이자 9경기 만에 터진 삼성의 시범경기 첫 홈런포였다.
그렇게 터지지 않던 한 방이 터지니 두 방이 나왔다. 6회 무사 1·2루에서 또 다시 타석에 등장한 가코는 한화의 바뀐 투수 유원상의 가운데 높은 122km 커브를 놓치지 않았다. 가코의 방망이에 걸린 타구는 그대로 뻗어나가 가운데 담장너머 백스크린을 강타하며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비거리 120m 연타석 홈런이었다. 이날 경기를 가른 결승 홈런포이기도 했다.
가코의 본색이 드러나자 한화 투수들도 그를 피하기 시작했다. 7회 4번째 타석에서는 거의 고의에 가까운 볼넷을 얻어나갔다. 3타수 2안타 4타점 1볼넷. 그간의 부진을 모두 씻어낼 수 있는 인상적인 활약이었다. 경기 전 가코는 "지금 모든 게 좋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고, 좋은 동료들을 만났다. 정규시즌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그의 활약으로 팬들도 가코만큼이나 정규시즌이 기다려지게 됐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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