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논란②> 톱가수의 서바이벌, 설정부터 무리였나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1.03.24 09: 12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가 역발상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험난한 시행착오를 보여주며 가요 관계자들이 애초부터 우려하던 '설정부터가 무리수'란 목소리가 방송계 안팎으로 커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그간 방송된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기본 틀을 180도 바꾼 기획에서 시작한 서바이벌이다. 즉 출연진-심사위원 관계를 정반대로 바꾸는 것에 도전했다.
'도전 슈퍼모델',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등 국내에서 기존에 방송되고 인기를 얻었던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모두 일반인 출연자와 전문가(연예인) 심사위원이라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는 이와 반대로 가수(연예인) 출연자에 일반인 심사위원이란 자리바꿈을 시도했다. 이 점은 이 프로그램을 특별한 의미를 갖게 해 주는 동시에 삐그덕댈 수 밖에 없는 원인을 제공했다. 방송 3회만에 우려했던 문제들이 연속적으로 터져버린 것.
우선 일반 청중단 500여명이 심사에 참여하고, 그것이 사전 녹화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스포일러 가능성이 현격히 높을 수 밖에 없다. 단순히 청중을 믿는다는 제작진의 반응은 너무 순진한 태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슈퍼스타K'에 스포일러 없는 일반 대중 참여가 가능했던 것은 생방송으로 현장에서 즉시 진행된 것이기 때문이었다.
 
또 출연자가 가수들이고 이에 더해 방송에서 매니저라고 등장하는 사람들까지 연예인들이기 때문에 사전 녹화 방송 내용은 많은 연예 관계자들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스포일러에 더해 불거진 조작논란은 파장을 일으킨 김건모의 재도전과 이어 생각할 수 있다. '어떻게 베테랑 가수들을 평가할 수 있느냐', '쟁쟁한 가수들은 청중의 단순 선호도로 어떻게 점수를 매길 수 있냐?'란 이 프로그램 애초의 논란과 김건모의 재도전은 하나의 맥락이다. 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출연자의 '권위'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가수, 즉 권력을 지닌 출연자이기에 탈락을 바꾸고 내용을 조작할 수 있는 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당초 제작진은 이를 철저히 부인했지만 꼴찌를 해도 선배 가수라는 배경으로 다시 기회를 얻은 김건모의 재도전은 결국 조작논란의 다른 이름이었다.
차라리 일부 네티즌이나 가수들의 의견처럼 꼴찌가 아닌 1위가 명예롭게 퇴장하는 포맷이 출연자의 특성상 이 프로그램에 더 맞았을 지도 모른다. 결국 첫 번째 탈락자는 무리수를 뒀던 김영희 PD가 됐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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