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취재석] 애초에 우정출연이었다니 참으로 황당한 대답이 아닐 수 없다. KBS 2TV 월화드라마 '강력반'에서 중도 하차하는 선우선 측이 역할 비중에 불만을 갖고 결국 도중하차에 이른 배경에 대해 다소 억지스런 주장을 펼치고 있다. 당초부터 우정출연 개념이었다는 것.
하지만 취재진은 물론 드라마 관계자, 일반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참으로 생뚱맞은 얘기다. '강력반' 공식 홈페이지에는 선우선이 연기한 진미숙 팀장의 캐릭터 소개가 버젓이 올라와 있다. 동생을 잃은 트라우마를 극복한 열혈 여형사로 묘사된 진미숙 역. 극중 강력반의 홍일점으로 송일국 성지루 이종혁 김준 등 남자 형사들 사이 빛을 발할 캐릭터란 설명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원래는 일부 배우와의 러브라인도 예정돼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분히 많은 에피소드를 엮어나갈 수 있는 비중 높은 조연임이 분명했다.
게다가 선우선은 다른 배우들과 함께 폼 나는 공식 포스터도 촬영했다. 도중하차 소식이 전해지기까지 그녀를 두고 그 누구도 우정 출연이라거나 특별 출연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홍보사에서 배포한 수십 개의 보도 자료 속에도 이러한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 와 애초부터 우정 출연이었다는 변명은 오히려 떠나는 뒷모습을 영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물론 제작진의 입장이 100% 옳다고 믿기는 어렵다. 제작진 쪽에서 그녀와 긍정적인 상호 논의를 통해 좀 더 현명한 결론을 도출해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드라마 시작 전부터 방송가에서는 선우선 측이 드라마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떠돌았고 실제 선우선이 제작발표회를 비롯해 지난 7일 첫 방송 기념 기자간담회, 23일 진행된 현장공개 행사에 이르기까지 공식적인 드라마 홍보 행사에 모두 불참하면서 결국 이를 몸소 입증하고야 말았다. 결국 하차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던 것.
고름이 터지고 말았다. 내분을 겪던 제작진과 선우선은 결국 서로를 포기하는 것으로 성숙하지 못한 결말을 맞았다. 사실상 상당수의 작품에서 출연진과 제작진 사이 사소한 갈등, 이견, 마찰이 빚어지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드라마의 완성도와 아름다운 결실을 위해 타협하고 조율하는 프로 의식을 발휘한다. 일차적으로 선우선에게는 이러한 프로 의식이 결여되어 보인다.
함께 출연한 여배우 송지효, 박선영과 비교해 자신의 캐릭터 비중을 아쉬워했던 것은 아닌지, 양심적으로 진정 우정출연이었다면 왜 극중 벌려놓은 사연들을 뒤로 하고 비명횡사로 퇴장하게 된 건지 묻고 싶다.
윤가이 기자
issue@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