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넌히터' 김재현(36)이 오는 6월25일 SK-LG전이 벌어질 문학구장에서 성대한 은퇴식을 갖는다.
LA 다저스 산하 싱글A 그레이트 레익스 룬스에서 코치연수를 쌓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로 떠난 김재현은 24일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게시판 '용들임마당'을 통해 직접 은퇴식 관련 글을 남겼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야구를 배울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한 김재현은 오는 6월25일 LG와의 문학 홈경기로 은퇴식을 미루게 됐음을 알렸다.
당초 김재현은 4월에 은퇴식을 열 예정이었다. 대다수 선수들이 시즌 개막쯤에 은퇴식을 갖고 했다. SK에서도 조웅천과 정경배가 개막전 무렵에 은퇴식을 열었다. SK 구단도 4월 내로 문학구장에서 김재현의 은퇴식을 성대하게 열 계획이었다. 김재현도 은퇴식 날짜가 결정될 경우, 미국에서 일시 귀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정보다 일정이 빡빡하게 돌아감에 따라 계획이 변경될 수밖에 없었다.

김재현은 "처음에는 은퇴식을 한다면 조웅천 선배님이나 정경배 선배님이 했던 것처럼 개막전 무렵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구단에서도 내가 원하는 날짜에 은퇴식을 열어주기로 했다"며 "그런데 연수를 와보니 교육 스케줄이 굉장히 타이트해서 교육 과정을 중간에 잠시 중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연수를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한국으로 귀국한다는 것이 야구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여러가지를 고민해 본 결과 은퇴식을 올 6월 25일에 있을 LG와의 경기로 미루고자 한다"며 "선수 김재현으로서 팬 여러분들께 드리는 마지막 인사라면 제가 17년 동안 야구를 하면서 저를 사랑해주신 모든 팬 분들 앞에서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기왕이면 많은 분들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싶은 저의 마음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SK 팬들과 LG 팬들이 모두 지켜볼 수 있는 곳에서 은퇴식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재현에게나 팬들에게나 가슴 뭉클한 일이다.
지난 1994년 신일고를 졸업하고 LG에 데뷔한 김재현은 데뷔 첫 해부터 최초의 고졸 신인 20-20 클럽에 가입할 정도로 신바람을 일으켰다. 이후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으나 2004시즌 종료 뒤 FA가 되어 SK로 이적했다. SK에서도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하며 한국시리즈 우승 3회와 명문구단 발돋움에 이바지했다. 특히 창단 첫 우승을 거머쥔 2007년에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할 정도로 큰 경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LG에서 11년, SK에서 6년을 보내며 함께 했던 팬들과 선·후배 동료들 앞에서 은퇴식을 열 수 있게 됐다.
마지막으로 김재현은 "사실 은퇴 이후 진로에 대해 개인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 야구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해 보고 싶은 마음도 컸었지만 제 선택은 역시 야구였다.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팬 여러분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다시 선수로서 뛸 수 없다는 아쉬움도 크지만 이제 지도자로서 새로운 야구를 경험하고 팬 여러분을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오는 6월25일 토요일. 문학구장은 SK팬들에게나 LG팬들에게나 정말 뜻깊은 자리가 될 듯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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