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에 출연하던 인기 연예인들의 불명예 하차가 줄잇고 있다.
가수 김건모는 지난 24일 MBC '나는 가수다'에서 하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자신으로 인해 '재도전' 논란이 일고, 김영희 PD가 교체되는 등 프로그램이 진통을 겪자 내린 결정이다. 그를 향해 너무나 악화된 여론도 한 몫했다.

김건모는 담당PD가 바뀐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하차를 결정했다. 함께 출연 중인 가수 측 관계자들은 크게 당황했다. 담당 PD가 바뀐데다, 그 PD가 룰을 바꾸면서까지 살리고 싶어 했던 가수가 연이어 하차하자 프로그램 자체도 크게 흔들렸다. 함께 출연 중인 가수들도 의욕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 결국 MBC는 '나는 가수다' 녹화를 잠정 유보하고 대대적인 포맷 수정 작업에 돌입했다.
김건모의 '나는 가수다' 하차는 가장 떠들썩하고 논란 많은 하차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연예인 및 제작진의 불명예 하차는 최근들어 한달에 한번꼴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 MC몽은 출연 중이던 KBS '해피선데이-1박2일'과 SBS '하하몽쇼'에서 하차했다. 경찰에서 내사 중이던 병역 비리 혐의가 결국 입건됐기 때문이다. MC몽을 주축으로 하던 '하하몽쇼'는 폐지됐고, '1박2일'은 MC몽 없이 5인 체재에 돌입했다. 특히 '1박2일'은 MC몽이 워낙 정성을 쏟으며 열심히 했던 프로그램이라 공백이 꽤 컸다. '1박2일'은 한동안 다음 멤버 후보들이 연이어 보도되며 엄청난 반응을 끌어냈는데, 배우 엄태웅이 최근 합류하며 다시 정상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곧이어 지난해 10월에는 SBS 드라마가 떠들썩한 하차 사건을 기록했다. 방송 4회만에 교체된 작가가 '대물'이 자신의 뜻과 달리 가고 있다며 불만을 표한 데 이어, 오종록 PD도 곧이어 하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방송 초반, 상당히 흡인력 있는 스토리와 캐릭터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던 터라 이같은 제작진 사이의 마찰은 상당히 의외의 것이었다. 실질적인 선장들이 바뀐 '대물'은 결국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MC몽의 공백을 겨우 메워가던 KBS '해피선데이'는 지난 연말 또 한번 타격을 입게 됐다. 하루가 다르게 인기가 치솟던 '남자의 자격'에서 가장 활발한 자세로 임하던 김성민이 구속되고 만 것. 필로폰 투약 혐의였다. 김성민은 곧바로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이후 6인 체제로 이어오던 '남자의 자격'은 최근에서야 양준혁 선수를 새 멤버로 받아들였다.
KBS '성균관 스캔들'로 주목받은 '하지원의 동생' 전태수는 음주 사고로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 2월 그는 MBC '몽땅 내 사랑'에서 갑작스레 하차해야 했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도 시비가 붙어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음주 사고도 거의 대부분 불명예 하차로 이어지는 케이스. 이에 앞서 MBC '내조의 여왕' 등으로 스타덤에 오른 최철호도 술을 마시고 후배 여성 연기자를 때린 혐의로 당시 출연 중이던 MBC '동이'에서 하차해야 했다. 최근 음주운전을 해 물의를 일으킨 개그맨 황현희도 오랜기간 몸담아왔던 KBS '개그콘서트'에서 하차됐다.
최근에는 하차 과정에서의 잡음도 실시간으로 보도돼 연예인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승기는 KBS '1박2일'과 SBS '강심장'에서 하차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1박2일'을 떠나지 말아달라'는 시청자들의 강력한 요구에 부딪혔다. 결국 이승기는 '1박2일'에 남기로 했다. 그대로 하차를 강행했다면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호감을 많이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가장 황당한 불명예 하차는 신정환의 케이스를 꼽을 수 있다. 신정환은 지난해 9월, 돌연 자신이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 녹화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곧이어 그가 필리핀에서 원정 도박을 하다가 돈이 없어 억류됐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도박으로 이미 물의를 빚은 바있기에 치명적이었다.
신정환은 무리수를 뒀다. 필리핀 병원에 초췌한 모습으로 누워 링거를 맞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뎅기열에 걸렸다고 해명한 것. 이 '인증샷'은 결국 거짓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국내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신정환은 결국 5개월 여의 도피 생활을 마치고 올초 입국해 경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그가 출연 중이던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김희철을 새 MC로 영입해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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