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수비는 안정된 것일까.
2011년 한화의 승부수는 마운드와 수비다. 지난해보다 풍족해진 마운드 자원과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약화된 공격력을 보완하겠다는 게 한대화 감독의 복안이다. 군제대 선수들의 가세로 백업 선수층이 두터워졌고, 마운드도 가용 인원이 많아졌다. 지난해 어이없는 실책으로 경기를 내주는 모습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어느 정도 계산이 되는 경기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시범경기에서도 한화는 비교적 안정된 수비력을 과시했다. 지난 26일 광주 KIA전이 치러지기 전까지 10경기에서 팀 실책이 2개밖에 되지 않았다. 최정상급 유격수 수비를 자랑하는 이대수를 비롯해 내야의 한상훈 백승룡, 외야의 강동우 고동진 오재필 등이 호수비를 펼치며 수비진을 견고하게 만들었다. 한대화 감독도 "작년보다 공격력은 떨어졌지만 마운드와 수비가 좋아졌다. 군제대 선수들이 타격은 올라오지 않았지만 수비는 확실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26일 KIA전에서 한화 수비는 와르르 무너졌다. 실책 3개를 남발하며 자멸했다. 그래도 류현진이 있을 때에는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류현진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으로 실점없이 잘 넘어갔다. 그러나 뒤이어 나온 안승민은 포수 신경현이 좌익수 앞을 향한 송구 실책 이후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후에도 보이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다. 6회에만 6안타를 맞으며 5실점. 어이없는 수비 실책이 불행의 씨앗이었다.
지난해 한화는 리그에서 수비 실책이 80개로 8개 구단 중 가장 적은 팀이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한화는 수비가 좋은 팀'이라는 평가하지 않았다. 결정적인 실책이 많이 나온 탓이었다. 80개 실책 중 10개가 결승점으로 연결된 뼈아픈 실책. 실책 후 실점으로 이어진 경우도 56차례로 7할이 넘었다. 어린 투수가 많은 한화 팀 사정상 수비가 도와주지 않으면 연쇄적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많다. 수비의 안정은 곧 마운드의 안정이다.
한대화 감독은 "올해는 그래도 작년처럼 보이지 않는 실책으로 내주는 경기는 적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시범경기 막판 집중력이 결여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구천서 수비코치는 "어린 선수들이 많아 한 번 실책을 저지르면 전염병처럼 번지는 경우가 있다. 수비를 잘 하더라도 한순간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낙 경험이 많지 않고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쉽게 흔들리는 경향이 짙다. 반드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시범경기 막판 발생한 거듭된 수비 실책이 시즌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한화는 타격 훈련만큼이나 수비 훈련도 많이 하는 팀이다. 올해 한화는 수비가 안 되면 힘들어진다. 수비 보완이 절실한 이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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