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2011시즌 시범경기 일정을 마친다. 8개 구단은 겨우내 50여일 넘게 해외 스프링캠프를 거쳐 올 시즌 전력을 구축했다.
모두가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구슬 땀을 흘렸지만 시범경기 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벌써부터 주전 선수들의 이탈 또는 부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감독들의 마음은 간절하다. '선수들의 몸에 멍이 들면, 감독들의 마음에는 피멍이 든다'는 말도 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시범경기까지 각 팀의 간판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 소식을 정리해보자.
▲KIA, 윤석민 총알 타구에 안면 스쳐
윤석민이 26일 광주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4회말 김강의 강습 타구에 얼굴을 감싸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에이스가 마운드 위에 드러눕자 조범현 KIA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윤석민을 향해 뛰어왔다. 윤석민이 다행히 공을 피하며 글러브에 스친 것이 골절 등 큰 부상을 피했다. 검진결과 단순 타박상으로 밝혀졌다.
윤석민은 올 시즌 KIA 마운드의 핵심이다. 시범경기에서도 3경기에 등판해 10이닝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올 시즌 15승 이상을 목표로 하는 윤석민 본인과 우승을 목표로 하는 KIA로서는 가슴을 쓸어 내린 순간이었다. 지난해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주전 2루수 안치홍은 시범경기에서 2경기에 출장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LG, 봉중근은 팔꿈치 근육통, 조인성은 파울 타구에 발목 맞고 '때구르르'
조인성도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6회말 1사 1,2루에서 두산 구원투수 사이드암 고창성의 싱커를 공략하다 타구에 자신의 오른 발목 부위를 맞았다. 조인성은 3루측 파울 라인 쪽에 드러누워 고통을 참으려 했지만 끝내 양영동과 교체되며 타석을 떠났다.
올 시즌 주전 1루수인 이택근도 허리 근육통으로 시범경기 출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박종훈 LG 감독은 "큰 부상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개막전에 포함될 지 여부는 50대 50"이라며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에이스 봉중근은 시범 경기 도중 왼쪽 팔꿈치 근육통으로 개막전 엔트리 포함이 어렵다. 또 캠프 때 좋은 공을 던졌던 한희는 오른쪽 어깨 통증이 생겨 고생했다. 최근 다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삼성, 김상수-강봉규 콜플레이 미스가 부상 원인
김상수와 강봉규는 지난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충돌했다. 유격수인 김상수가 높이 뜬 타구를 쫓아가다 좌익수 강봉규와 충돌했다. 김상수는 단순 타박상 판정을 받았지만 예비 FA인 강봉규는 왼쪽 엄지 골절상을 입어 최소 정규시즌 개막 후 얼마 동안은 경기 출장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어깨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장원삼은 개막 엔트리에 들기 힘든 상황이다. 빠르면 4월, 더 늦춰질 수도 있다. 현재 장원삼은 45m 캐치볼을 끝냈다. 그는 "통증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깨 뿐 아니라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력 강화도 필요하다.
▲한화, 4번 최진행은 슬슬 복귀 채비
최진행은 시즌 초 하와이 전지 훈련 때 허리 통증으로 일찍 귀국했다. 이후 재활군에 머물며 컨디션을 조절하던 최진행은 지난 23일 삼성전을 통해 4번타자로 복귀했다. 최진행은 "조만간 수비도 가능하다"며 강한 의욕을 보여주고 있지만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
장성호도 여전히 어깨 통증으로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범호 보상선수로 KIA에서 재 영입한 안영명도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현재 훈련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안 그래도 선수가 부족한 한화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고민이다.
▲롯데, 손아섭 발목 부상 경미
올 시즌 롯데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할 예정이던 손아섭은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수비 도중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8회 한화 선두타자 김강의 우측 담장을 향한 타구를 쫓아가던 손아섭은 펜스 앞에서 점프를 하다 그만 왼쪽 발목을 다쳤다. 점프 후 착지와 동시에 왼쪽 발목을 접질렸다. X-레이 촬영결과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검사 결과 왼쪽 발목 단순염좌. 그러나 짧게는 10일에서 길게는 2주 정도 회복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양승호 감독은 "선수들은 물어보면 무조건 뛸 수 있다고 대답한다. 양 감독은 "손아섭도 마찬가지"라며 "시즌 초 한두 경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시즌 막판 접전일 때 이런 선수들의 공백은 더 크다. 천천히 불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전 출장 여부는 미지수다.
▲넥센, 마무리 손승락 시범경기 등판 못해
지난해 '세이브왕' 손승락은 오른쪽 어깨 근육통으로 시범경기에 등판하지 못했다.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막판에 생긴 근육통 때문에 현재 그는 강진 재활조로 내려갔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몸을 완벽하게 만드는데 아직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공을 많이 던진 것도 한가지 원인이 될 수 있다. 김시진 감독은 "손승락은 중요선수인 만큼 더 신중히 할 것이다. 100%가 될 때까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선발투수 김성태도 26일 문학 SK전에서 갑작스럽게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교체됐다. 일단은 아이스로 부상 부위를 감싸며 응급처치를 했지만 정확한 체크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성태도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성태는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때 연습경기 도중 타구를 오른쪽 눈에 맞아 올 시즌 개막도 되기 전부터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고생을 겪고 있다.
▲SK, '전력의 반'박경완 무릎 회복 속도 더뎌
박경완은 지난해 11월 26일 오른쪽 아킬레스건 수술을 했다. 2009시즌 6월 광주 KIA전에서 파열돼 수술한 왼쪽 아킬레스건의 여파로 오른 아킬레스건마저 악화됐다. 시범경기에는 아직까지 출장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SK는 포수난에 시달리며 최동수가 10년 만에 포수 마스크를 쓰는 일까지 벌어졌다. 본래 수술 후 스케줄 상으로는 5월 복귀 시나리오였다.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리고 있지만 개막전 출장 여부는 미지수다.
▲두산, 이원석 골반 부상 끝에 복귀
두산은 그나마 부상 선수가 가장 적은 팀이다. 지난해 3루수로 활약했던 이원석이 골반 부상으로 고생했다. 그러나 26일 1군에 복귀해 첫 경기를 소화했다. 김경문 감독은 "선수가 괜찮다고 해서 연습경기를 뛰게 했는데 안 좋아졌던 것 같다"면서 "충분히 몸을 만들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8개 구단 감독들은 좋은 선수들로 최고의 전력을 꾸리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들은 최고의 전력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전력에서 부상으로 이탈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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