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특급' 김귀현(21, 벨레스 사르스필드)이 고국에서 치른 첫 올림픽대표팀 경기에 설렘을 숨기지 못했다.
김귀현은 27일 낮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 올림픽대표팀과 평가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후반 6분 정우영과 교체될 때까지 활발히 움직이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김귀현은 전반 12분 김동섭의 선제골의 시발점으로 활약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용재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정동호의 크로스를 이끌어낸 것.

이에 대해 김귀현은 "(이)용재하고 눈빛이 맞아서 패스를 주고받았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인 뒤 "태극마크에 설렜다. 아무나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게 아니다. 고향 사람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열심히 뛰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김귀현은 "사실 더 뛰고 싶었다. 그런데 다리에 경련이 나서 교체를 요청했다"며 "긴장은 하지 않았는데 시차와 장거리 여정으로 지친 상태였다. 더 뛰면 좋았겠지만 팀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어서 스스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귀현에게 이날 경기가 중요했던 또 다른 이유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아버지 김직(69) 씨 앞에서 처음으로 경기를 치렀다는 데 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김직 씨는 이 경기를 위해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서 응급차를 타고 400여 km를 달려왔다.
김귀현은 "임자도에서 아버지가 오셨을 뿐만 아니라 고향에서 많은 분들이 오셨다. 아버지가 어디 계신지 몰라 손만 흔들었다. 아버지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셔야 한다. 나는 인천에 있는 이모 집에서 쉬고 수요일(30일)에는 아르헨티나로 돌아갈 예정이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김귀현에 대해 "우리 팀과 같이 한 시간이 많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김귀현이 가지고 있는 기량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stylelomo@osen.co.kr

<사진> 울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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