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도전이 시작됐다.
영화 <글러브>의 실제 주인공들. 청각장애 선수들로 구성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가 '2011 고교야구 주말리그'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전라중부권 청주고와의 첫 경기를 가진 충주성심학교는 0-12으로 5회 콜드게임패를 당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그들에게는 주말리그는 위대한 도전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었다.
충주성심학교는 지난 2002년 9월9일 창단했다. 청각장애를 가진 특수 학교 선수들로 구성된 최초의 야구팀이었다. 지난 2003년 8월 첫 봉황대기 전국고교대회를 시작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봉황대기를 제외하면 경기를 갖기 쉽지 않았다. 명백한 수준차를 극복하기 쉽지 않았다. 아직 창단 후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그들은 1승이 아니라 1득점만 해도 화제가 되는 기적의 팀이다.

실제로 청주고와의 첫 경기에서 충주성심학교는 1회부터 6실점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은 이 시간을 이용해 점심을 해결했다. 그만큼 충주성심학교의 객관적인 경기력은 떨어진다. 그러나 관중석을 찾은 팬들은 그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박수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비록 박수와 환호 소리를 직접 듣지 못해도 가슴으로 모든 것을 느끼는 충주성심학교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었다.
충주성심학교는 앞으로 주말리그를 통해 10경기가 더 남아있다. 그동안 충주성심학교는 경기할 기회가 극도로 적었다. 예선전없이 유일하게 본선에 참가할 수 있는 봉황대기만이 유일한 전국대회 기회였다. 하지만 주말리그 도입으로 1년에 최소 10경기 이상을 승패에 관계없이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경기 기회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만큼 경험이 쌓이고 '꿈의 1승'을 향한 도전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충주성심학교를 이끌고 있는 박성수 감독은 "이제 주말리그 첫 경기를 했다. 1년에 한 번 봉황대기만 했었는데 그동안 선수들이 경기를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경기를 많이 하지 않다 보니 걱정되는 것도 있다. 투수가 1명밖에 없다는 점이 그렇다. 그래도 이런 기회를 갖게 됐다는 게 의미있다"고 말했다. 장애를 이겨낸 기적의 팀 충주성심학교의 아름다운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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