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판정 논란, '보상' 개념을 지워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3.28 08: 10

원주 동부와 창원 LG의 6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크게 논란이 됐던 심판의 판정. 2차전이라고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심판 판정에 대해 계속 논란이 끊이질 않는 것일까?.
강동희 감독이 이끄는 동부는 지난 27일 원주 치악체육관서 열린 LG와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6강 PO 2차전에서 76-6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동부는 4강 PO 진출까지 단 1승을 남겨두게 됐다. 동부는 오는 29일 창원서 3차전을 갖는다.
경기 직후 만난 LG 강을준 감독은 2차전 심판의 판정에 대해서도 불만이 역력했다. 강을준 감독은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며 "속이 터질 것 같다. 나 자신을 주체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판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강동희 감독은 어땠을까? "심판 판정이 경기 전 걱정한 것보다 공정했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렇지만 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강동희 감독의 모습은 자신의 말과 달랐다. 강동희 감독은 1쿼터에만 파울 3개를 받자 심판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그렇지만 승리한 마당에 심판에 대해 불만을 재차 표출할 필요가 없었다.
강동희 감독의 말처럼 이날 심판의 판정은 공정했다. 정확히 말하면 일관성 있는 판정이 아니라 형평성에서였다. 쉽게 말하면 보상 판정이라는 것이다. 경기 초반 동부 선수들은 LG 선수들과 가벼운 접촉만 있어도 파울을 선언 당했다. 파울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는 판정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후반에는 동부에 좀 더 유리한 판정이 있었다.
이에 강을준 감독은 승부처였던 4쿼터에 벤치에 앉아 버리고 말았다. 4쿼터 초반 6점차로 승부수를 던져 볼 만했지만 이미 경기를 포기한 상태였다. 결정타는 윤호영과 로드 벤슨의 5반칙 퇴장이었다. 얼핏 보면 LG에 유리한 판정이었다. 그러나 이미 승부는 끝난 상태였다. 결코 LG에 유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동부가 판정 덕분에 승리했다는 것은 아니다. 이날 동부의 승리는 완벽한 수비에서 비롯됐다. 강동희 감독은 경기 직전 1차전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동부의 승리가 오심 때문에 가능했다는 식으로 비춰졌다는 것이었다. 승리 팀 감독으로서는 당연한 불만이었다.
사실 강동희 감독은 경기 전 2차전에 대한 우려로 가득 차 있었다. 1차전에서 LG가 받았다는 불리한 판정에 대한 보상 판정에 대한 걱정이었다. 선수들의 경기가 되어야 할 6강 PO가 심판과 싸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강동희 감독은 심판들에 대해 "갈피를 제대로 못 잡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랬다. 저랬다' 보상 판정을 하는 심판들에게 일침을 가한 것이다.
강을준 감독도 비슷한 말을 했다. "1차전은 1차전으로 끝을 내야 한다. 2차전은 2차전대로공정하게 봐야 한다. '정말 명승부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판정을 해야 그것이 농구를 살리는 길이다" 즉 보상 판정을 받아봤자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이었다.
양 팀 감독들의 말처럼 가장 중요한 건 판정에서 '보상'이라는 개념을 지워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는 심판이 결정 짓고, 심판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다. 심판은 단지 주변인일 뿐이다. 경기는 선수가 뛰어 결정 짓는 것이고, 감독이 지휘하는 것이다. 더 이상의 판정 논란이 없었으면 한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원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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