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165분의 반성문…폐지설 잠재울까
OSEN 이혜진 기자
발행 2011.03.28 08: 48

MBC가 시청자에게 쓴 장문의 반성문이 전파를 탔다.
최근 김건모의 재도전, 김영희 PD 경질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예능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를 165분 특별 제작해 방송한 것.
MBC의 태도는 확실했다.

‘나가수’ 제작진은 공식사과문을 게재하는 것으로 27일 ‘나가수’의 방송 시작을 알렸다.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앞으로 시청자 여러분의 염려와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여 더 좋은 무대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출연진들의 속죄행렬도 줄을 이었다.
‘나가수’의 진행을 맡은 가수 이소라는 “일곱 명의 가수가 다시 그대로 두 번째 무대에 섰다”며 “(김건모는) 한 번에 평가받을 가수가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이소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었고 여러분이 그런 것 때문에 실망했더라도 더 잘 하겠다”며 간곡히 시청자의 양해를 구했다.
재도전을 선택해 다시 경연에 참여한 가수 김건모 역시 시종일관 몸을 낮췄다. 김건모는 무대에 올라 “일곱 명 중 7등한 김건모”라며 특유의 익살로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이어 김건모는 “청중평가단 여러분과 시청자들에게 죄송하고, 재도전을 할 수 있게 용기를 준 후배들에게 감사하다”면서 사죄의 뜻을 밝혔다.
이날 ‘국민 가수’ 김건모는 긴장한 듯 신인 가수처럼 손을 떨며 미션 곡을 열창했고, 노래가 끝난 뒤엔 담담한 표정으로 오랫동안 허리 숙여 청중들에게 인사했다. 첫 미션 곡 이벤트로 빨간 립스틱을 바르며 퇴장할 때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MBC는 이날 165분 간 방송된 ‘나가수’에 가수들이 프로그램에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는지, 얼마나 큰 부담을 안고 김건모의 재도전을 결정했는지 등 무대 뒤의 치열했던 고민들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MBC는 장문의 반성문에 ‘나가수’에서 하차한 김영희 PD의 인터뷰도 실었다.
김 PD는 “이 프로그램은 가수들의 경쟁을 통해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지 꼴찌를 떨어뜨리기 위함이 아니다”며 제작진의 의도를 헤아려 줄 것을 시청자들에게 당부했다.     
전문가 평가단도 당초 프로그램의 취지를 거듭 강조하며 존폐설이 돌고 있는 ‘나가수’가 존재해야 할 당위성을 설명했다.
MBC의 반성문은 “재정비된 모습으로 다시 찾아 오겠다”는 마지막 말로 끝난다. 이미 1개월 방송 중단이란 자체 결정이 내려졌지만 ‘나가수’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 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시 돌아올 '나가수'는 얼마나 많은 시청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을까. 시청자에게 MBC의 반성문이 통했을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tripl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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