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엄태웅의 '호동앓이'가 재밌는 까닭은?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1.03.28 08: 58

'1박2일' 엄태웅의 '호동앓이'가 절절하다. 맏형 강호동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엄태웅의 진심이 시청자들을 웃기고 강호동을 행복하게 한다.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의 신참 엄태웅이 자칭 '호동빠'를 선언했다. 엄태웅은 새 멤버로 합류한 후 두 번째 녹화인 울릉도 여행 내내 호동앓이 증상을 호소했다. 울릉도로 향하는 여객선에서 강호동을 향해 수줍은 최초의 고백을 전했던 엄태웅. 27일 방송분에서는 복불복 게임 후 갑작스레 "형이 다 옳아요"라는 의미심장 고백으로 또 한 번 호동빠임을 입증했다. 앞서 여객선 안에서는 강호동을 믿지 말라며 이간질을 시도하는 김종민에게 "호동이 형 그런 사람 아니다"고 잘라 말하며 충성심을 드러내더니 베이스캠프에서 진행된 아침식사 복불복 이후엔 "예전에 방송으로 볼 때는 몰랐는데 형이 다 옳다"며 리더 강호동의 카리스마에 경의를 표했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포복절도할 장면들, 강호동으로서는 어리둥절하면서 선뜻 믿기지 않을 상황이었다.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아, 강호동 드디어 사랑받나요?", "강호동에 푹 빠진 엄태웅, 너무 귀엽다", "호동빠라니..ㅋㅋㅋㅋ", "강호동과 엄태웅의 관계, 흥미진진해진다. 기대만발" 등과 같은 시청자들의 호평들이 속속 올라왔다.
 
엄태웅의 '호동앓이'가 이토록 재미난 이유는 무엇일까. 다소 뜬금없고 놀랍고 당사자인 강호동마저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엄태웅의 고백이 이토록 화제가 되는 이유는 이제까지의 '1박2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신선한 관계 구도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맏형' 강호동은 멤버들은 물론 제작진과 항상 대립하고 마찰하며 화해와 갈등을 콘트롤하는 역할이다. 때문에 웃음을 위해 누군가와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감동을 위해 악역을 자처하기도 한다. 팀내 리더인 만큼 어떠한 상황의 중심에 놓이기 쉽고, 스스로 이를 주도해나가는 괴력의 소유자다. 때문에 적을 만들기도 쉽고 미움을 사기도 십상인 어찌 보면 상당히 외로운 캐릭터인 것.
 
과거 강호동이 한창 막내 이승기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내던 무렵, 이승기 역시 강호동에 대한 충성과 애정을 표현하긴 했지만 이는 오래가진 못했다. 영리한 이승기는 강호동을 요리하고 오히려 그를 넘어서는 위치까지 오르며 강호동을 서운하게(?) 했다.
 
엄태웅은 실로 오랜만에, 혹은 이제껏 볼 수 없던 '강호동의 팬'인 셈. 늘 나영석 PD와 눈을 부라리고 동생들과 악다구니를 하며 긴장과 갈등을 조성했던 강호동은 맏형 카리스마를 지키느라 더더욱 사랑받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이런 가운데 엄태웅이 보낸 애정 가득한 눈빛과 수줍은 고백은 천하의 강호동까지 가슴 말랑하게 만들고 있다.
 
엄태웅의 호동앓이가 신선하고 재미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1박2일'은 엄태웅의 합류로 인해 리더 강호동의 새로운 면모, 두 사람 사이 특이한 관계도를 형성해내며 더욱 풍성해졌다. 더불어 엄태웅은 이 극심한 호동앓이 증세 덕분에 스스로의 존재감과 호감도를 향상시키는 기회까지 잡았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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