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승리의 숨은 원동력 '임재현'의 깜짝 사연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3.29 08: 07

전주 KCC가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04-98로 서울 삼성에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3쿼터까지 삼성에 지고 있던 KCC로서는 극적인 역전승에 매우 기뻐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KCC는 지난 28일 오후 전주 실내체육관서 열린 삼성과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서 2차 연장 접전 끝에 104-98로 짜릿하 역전승을 차지했다. KCC는 4강 PO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허 감독은 경기후 "오늘 외곽에서 잘 안풀렸다. (전)태풍이와 (임)재현이만 조금 풀렸다"고 말했다. 허 감독의 말처럼 이날 KCC는 외곽에서 풀리지 않았다. 1차전서 3점슛 10개가 터진 것과 달리 2차전에는 2차 연장을 포함해서도 7개가 나왔다. 그 중 임재현과 전태풍이 각각 3개씩을 기록했다.

사실 허 감독은 이날 승리의 숨은 주역으로 임재현을 꼽았다. 임재현은 이날 17점(3점슛 3개)으로 21점을 기록한 하승진 다음으로 팀 내에서 득점이 많았다. 그뿐만 아니었다. 출전 시간도 38분 9초로 강병현 다음으로 많이 뛰었다.
 
허 감독은 "모든 선수가 잘해서 승리한 것이지만 재현이가 코트를 많이 뛰어다닌 것 같다"고 말했다. 뛴 시간 만큼 코트 내에서도 끊임없이 뛰어다녔다. 경기 직후 임재현이 "토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KCC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그런데 임재현에게 숨겨진 사연이 있었다. 바로 발목 인대 2개가 파열된 상태라는 것. KCC의 한 관계자는 그 사실을 뒤늦게 접하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신명호가 1개 완전 파열, 1개 부분 파열에 4주∼6주 정도 쉬어야 한다고 했는데 완전 파열이 2개면 감당이 안됐기 때문. 그러나 임재현이 발목 인대를 다친 것은 오래 전 이야기로 현재로서는 수술로 발목 인대를 재건할 수가 없다고 한다. 단지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을 유지해 경기에서 무리없이 뛸 뿐이었다.
KCC의 관계자들은 임재현을 높게 평가했다. 실력 등을 고려했을 때 임재현은 분명 다른 팀에서 주전 포인트 가드를 뛸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 임재현이 KCC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식스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지난 시즌 전태풍의 합류로 임재현은 주전 라인업에서 밀려났다. 그렇지만 불만은 없었다. 오직 팀 승리만이 그에게 필요할 뿐이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경기당 단 10분을 뛰어도 행복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임재현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연봉 협상에서 2천만이 인상된 2억 8천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더 요구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임재현은 "자존심만 지켜달라"고 했다. 무리한 요구를 안했다. 그래서 구단은 입단 당시의 연봉서 100만원 부족한 2억 8천만원을 제시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에게 돌아올 연봉으로 팀 내 좋은 선수들을 잡아달라는 것이었다. KCC로서는 임재현의 선택에 기쁠 수밖에 없었다.
임재현은 입단 당시 이상민의 이적과 맞물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팬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기량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전태풍이 입단하고 식스맨으로 떨어진 후 농구를 깨닫기 시작했다. 100%가 넘는 기량이 나오기 시작했다. 시즌 막판부터는 전태풍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자 선발로 나와 팀을 지휘했다. 임재현의 안정된 지휘 덕분에 KCC는 시즌 막판 상승세를 달렸다.
이제 임재현은 또 하나의 우승을 노리고 있다. 물론 경기서 돋보이는 역할은 아니다. 궂은 일이란 일은 모두 하며 5명의 주전 선수들을 뒷바라지하는 보이지 않는 일. 그것이 34살 임재현이 KCC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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