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까지 와주셔서 감사했다".
김시진(53) 감독이 넥센 히어로즈와 3년 계약 연장을 발표한 배경은 결국 이장석(45) 히어로즈 대표와의 신뢰관계 때문이었다.
올 시즌 계약 만료를 앞뒀던 김시진 감독은 지난 28일 오후 넥센 히어로즈와 계약기간을 3년 더 연장하는 계약을 맺었다. 조건은 계약금 3억 원에 연봉 3억 원 등 총 12억 원. 이에 따라 김 감독은 2014시즌까지 넥센 사령탑을 맡게 됐다.

김 감독은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얼떨떨하지만 지금까지 함께 고생한 구단, 선수단과 다시 한다는 자체는 낯설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장석 대표가 미국까지 직접 오셔서 '김 감독을 전적으로 믿고 구단을 맡기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다"면서 "2박3일 동안 아침, 저녁으로 이 대표와 만나며 마음을 굳혔다. 멀리까지 와주셨고 팀 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신뢰가 쌓였다"고 재계약 동기를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적과 상관없이 김시진 감독과 재계약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당시 김 감독은 선수단을 이끌고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상태.
지난 2월 이 대표는 직접 미국으로 가서 김 감독과 만났다. 선수단 격려 차원이긴 했지만 그보다 사실 김 감독과의 재계약을 마무리짓기 위한 것이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최근 OSEN과의 통화에서 재계약에 대해 "좋은 시기를 보고 있다"면서 "시즌 중 갑자기 하는 것도 좀 그렇고 웬만하면 오프시즌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해 재계약이 성사 직전이란 점을 암시했다.

결국 김 감독과 이 대표의 상호 신뢰가 이번 재계약의 핵심이었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창단과 더불어 올 시즌 후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다른 감독들과 함께 매물로 시장에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이 대표가 보인 진정성에 고개를 끄덕였다.
김 감독은 "사실 지난 시즌 동안 이 대표가 재계약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본격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돌아온 직후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처럼 선수단 운용에 관여하지 않는 분도 없다. 사실 트레이드 문제는 팀의 존립 여부와 관련된 문제였다"고 말한 김 감독은 "내가 성적을 내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구단에게 더 좋은 대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싶었다"면서 "이번 계약은 성적에 너무 얽매지 말고 팀을 미래의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초지일관대로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미래도 중요하다"는 김 감독은 "2014년까지 맡게 됐다. 이 대표와 2013년에는 한 번 우승을 도모해보자고 의기투합한 만큼 가능성 있는 선수가 유망주에 그치지 않고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투수 한 명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때는 과감하게 이닝과 투구수를 길게 갈 수 있도록 폭넓게 기용하겠다"고 선수운용 방침도 설명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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