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우울증]우리는 늘 몸과 마음에 집착을 한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3.29 11: 19

[건강칼럼] 현실의 나는 3가지로 구분된다. 몸, 마음, 삶이 그것이다. 몸뚱어리가 있다. 그리고 마음이 있다. 또 삶이 있다.
몸은 그냥 반응만 하는 존재이다. 시간이 지나 배고프면 꼬르륵 반응을 하고 예쁜 여자를 보면 반응을 하고 화가 나면 성질을 내고 얼굴이 빨개지며 졸리면 하품을 한다. 모두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이다.
마음은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왠지 ‘마음’하면 불교가 떠오르고 '네 마음을 꺼내봐라'며 눈을 부릅뜨는 선사들이 생각난다. 그래서 내가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조금 미뤄두려고 한다.
삶이란 것은 먼저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몸뚱어리가 주어지는 순간부터 우리는 삶이라는 여정을 시작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괴로운 것도 삶 때문이요. 즐거운 것도 삶 때문이다. 왜 살아야하는지 모르면서 죽어라 살아간다. 죽지 못해 살기도 한다.
주변에 보면 그리 만족하는 사람도 별로 없어 보인다. 가끔 영화나 보고 데이트 하고 맛있는 음식 먹고 좋아해 한다. 시험에 합격하거나 성적이 좋거나 돈을 많이 벌면 기뻐한다. 반면 힘겨운 일들도 참 많다. 더구나 할 것이나 해야 할 것과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도 많다.
우리는 늘 몸과 마음에 집착을 한다.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마음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삶이다. 몸과 마음의 주된 원인이 삶에서 제공되기 때문이다. 삶이 편한 분이 우울증, 불면증에 걸린 것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사실 몸에서 나타나는 반응은 몸에서 끝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삶의 경우에는 '예전에는 그랬지'나 '지나간 일이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원인이 해결되었다면 좀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오늘도 나는 너무 힘들다'나 '어려움이 많다'와 같이 삶에서 문제가 되는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경우는 치료가 어렵다. 
삶을 논할 때는 전략이 중요하다. 특별한 전략이 먹히지 않을 때에는 종교나 기타 기댈 거리가 필요하다. 삶의 전략으로 해결이 될 때 가장 쉽다. 예를 들어 재수를 하거나 삼수를 하거나 사수를 함으로 몸과 마음이 힘들어지고 괴로워서 우울증이 생겼을 경우, 삶의 전략으로 좋은 과외선생님이나 학원을 택해 대학에 합격하면 우울증이 나을 확률이 높아진다. 경제적으로 힘든 경우라면 좋은 회사에 취직을 하거나 일자리를 얻음으로 편해질 수 있다.
하지만 전략으로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삼수하는 한 지인의 경우 공부는 정말로 못하겠고 부모님은 대학가길 원하고 그렇다고 마땅히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이런 경우 전략이 제시되기 힘들다. 이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마음이다. 하지만 마음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마음이란 것을 크게 관점과 감정 이 두 가지로 정리한다.
관점이란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현실이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사실적인 부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 다음의 예를 보면 이 말들에 대한 이해가 쉬울 것이다.
★사실 : 나는 대학에 못 갔다.
관점 1 : 그래 나는 장사가 좋아, 남들 보다 하루라도 빨리 사업을 시작하자.
관점 2 : 나는 정말 바보야, 남들 다 가는 대학도 못 가고… 죽자….
관점1의 경우는 병에 걸리지 않는다.
관점2의 경우는 위험할 수 있다.
1. 삶의 전략을 달리한다.
2. 관점에 대한 탐구를 통해 효율적인 관점을 찾는다.
3. 몸은 그저 삶과 관점에 반응하는 존재이다.
4. 하나 더, 하지만 몸이 건강하면 삶이나 삶을 바라보는 관점도 건강해질 수 있다.
사실 지금까지의 글들이나 여러 가지 탐구들이 대부분 삶과 관점에 대한 이야기들인 것 같다. 고정되어 있는 관점에 변화를 주기 위한 흔들어 놓기의 시도들 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관점을 제시하고 다양한 관점을 통해 나를 탐구하고 내가 가진 주된 관점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상황에 맞게 관점을 변화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생긴 조금의 여유를 통해 삶을 바라보고 여유를 토대로 삶의 전략을 다시 탐구하고 기획하고 삶을 변화시키고 더불어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워지는 것, 이것이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또한 삶도 마찬가지 이다. 여유로운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과 전략이 보인다. 하지만 같은 상황이라도 여유가 없어진다면 방법과 전략이 축소된다. 여유는 힘이며 에너지다. 여유를 비축하고 축적해 놓아야 한다.
여유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잡을 수도 없다. 삶에서 여유를 획득하는 유일한 방법은 '여유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여유 있는 일을 우리는 휴식이라 규정한다. 휴식을 많이 가져야 한다. 효율적인 휴식을, 몸과 마음이 여유를 부릴 수 있는 휴식을 갖는 것이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충전의 기회가 될 것이다. /자하연한의원 임형택박사(경희대 한의예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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