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7은 퍼포먼스, ES350은 안락한 주행 돋보여
[데일리카/OSEN 영암=하영선 기자] 기아차가 K7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K7은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 그랜저와 르노삼성차 SM7, 쉐보레 알페온 등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기아차는 이들 경쟁 모델들은 제쳐놓고, 수입 고급차인 렉서스 ES350과 한판 승부를 겨뤄 화제를 모았다.
기아차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렉서스를 선택한 건, K7이 국산 경쟁 모델보다는 한 수 위라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 차원으로 해석된다.

그것도 일반 도로가 아닌 F1 국제 경기가 열렸던 전남 영암 서킷에서 비교 시승회를 개최했다는 점은 K7에 대한 기아차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아차는 당초 렉서스 ES350 이외에 아우디 A6 3.2 FSI 모델도 투입시킬 계획이었지만, 수급 문제가 발생돼 막판에 취소시켰다는 후문이다.
▲K7, 탁월한 퍼포먼스..ES350, 안락한 주행성능 돋보여
기아차가 최근 출시한 ‘더 프레스티지(The Prestige) K7’과 렉서스 뉴 ES350과의 비교 시승은 5.615km에 달하는 영암 서킷에서 이뤄져 매우 흥미로웠다. 서킷에서는 시속 50km로 천천히 진입한 후, 이 속도를 유지하면서 지그재그 방식의 슬라럼 테스트와 최고속도, 급격한 코너링, 급제동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승차인 K7은 3.0리터급 GDi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270마력, 최대토크 31.6kg.m를 발휘한다. ES350은 3.5리터급 V6 엔진에 최고출력 277마력, 최대토크 35.3kg.m를 나타내는데, ES350은 K7보다는 배기량 측면에서 약500cc가 높기 때문에 출력과 토크감에서 조금 앞선다.
시속 50~60km로 달리면서 좌우로 핸들을 급하게 꺽는 슬라럼 테스트에서 ES350은 정확한 자세를 견지했다. K7도 가벼운 몸놀림에 뛰어난 접지력을 보여줬는데, K7은 차체자세제어 시스템(VDC)을 오프한 상태로 주행했다. 코너링시 K7과 ES350의 서스펜션 반응은 너무 하드하거나 그렇다고 너무 소프트하지도 않은 감각이었다.
이어 풀액셀 상태로 달려 최고속도를 발휘하는 구간에서는 K7과 ES350 모두 시속 200km를 가볍게 넘겼다. F1 머신의 경우에는 보통 이 구간에서 최고속도가 시속 320km를 발휘한다. 물론 잠깐이지만. K7과 ES350은 풀스로틀에서 한박자 빠른 액셀 페달 반응을 선보였다. 가볍게 툭 치고 달리는 드라이빙 맛을 느낄 수 있다. 신형 K7은 기존 모델보다 순발가속력과 주행 성능 등 퍼포먼스 측면에서 훨씬 좋아진 느낌이다. ES350은 스포츠 세단으로서 감각적인 드라이빙 맛에 안락함도 묻어났다.
K7은 시속 80km 전후에서 풍절음이 발생해 약간 귀에 거슬렸는데, 이는 GDi 엔진을 탑재한 까닭으로 보인다. ES350은 RPM 3000을 넘기면서 맛깔스러운 엔진사운드를 보여줬다. K7도 기존 모델보다는 훨씬 업그레이드된 매혹적인 엔진사운드를 지녀 맞대응했다.
시속 60~80km로 주행하면서 아웃코스에서 인코스, 다시 빠르게 아웃코스로 빠져나오는 ‘Out-in-Out’ 코너링에서는 K7은 가벼운 느낌이었으나 ES350은 묵직한 맛이 더했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으로 달리다가 갑자기 풀브레이킹으로 서는 급제동에서는 ES350보다 K7이 더 날카로웠다.
▲K7과 ES350의 경쟁력은...
K7은 이번 시승을 통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물론 K7은 시장에서 ES350과 직접적인 판매 경쟁을 벌이는 상태는 아니지만, ES350과의 맞대결을 통해 ‘네임 밸류’를 더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신형 K7은 디자인이나 성능 측면에서 봤을 때, 국산 경쟁 모델들에 비해서는 시장 경쟁력을 갖춘 모델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렉서스 ES350이나 아우디 3.2 FSI 등 수입 고급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먼저 높이는 게 우선이다.
ysha@dailycar.co.kr/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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