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과이익공유제 ‘비틀’
[이브닝신문/OSEN=김미경 기자]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되나.”
이름만 바꿨을 뿐인데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28일 동반성장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초과이익공유제의 강행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사퇴 배수진을 쳤던 정 위원장은 이날 위원장직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한 데 이어 앞으로 초과이익공유제의 도입을 공식 추진하기로 결정, 그동안 재계와 정치권, 정부 일각의 집중포화에 위축됐던 초과이익공유제가 재점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그런데 왠지 뒷맛이 개운치 않다. MBC ‘우리들의 일밤’의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서바이벌의 원칙을 깬 재도전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랄까. 초과이익공유제가 창조적 동반성장사업으로 이름을 바꾼 게 석연치 않다는 말이다. 공유제 역시 용두사미로 끝날 공산이 적지 않다는 여론도 있다.
칼자루를 쥔 대기업들의 반응도 이미 반대로 기울고 있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제학 교과서에서도 나오지 않는, 보도 듣도 못한 이론”이라며 비판한 상황에서 공유제란 용어자체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순수하게만 보이지 않는 이유다.
시장자유주의를 훼손할 수 있다는 반대론자의 말도 인정한다. 하지만 이론적 미숙성이나 현실적 착근의 어려움 때문에 초과이익공유제가 갖고 있는 당위성마저 부정당해서는 안될 일이다. 대기업의 독식을 좀 덜자는 공정사회의 원칙마저 훼손되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번 신정아자서전 파문에는 정 위원장 어찌대응하실지. 자신땜에 더팔린 자서전 인세에 초과이익공유제를 주장할려나?” “ 초과이익공유제. 뭐, 편법이지만 고충은 이해할 만합니다. 다만 대한민국 대부르주아들은 ‘개평’ 인심도 사납거든요. 결국 ‘위원회’ 예산이나 따서 식구들끼리 도란도란 나눠먹다가 슬며시 사퇴하겠지요” “애당초 ‘초과이익공유제’라는 말 자체가 넌센스였죠. 이익이라는 단어에 초과라는 두 글자를 같다 붙인 것부터가 재미난 발상이었죠 ㅎㅎ”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kmk@ieve.kr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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