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론 VS 추격론'.
지난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SK와 KIA의 시즌 구상이 뒤바뀌었다. SK는 5월 이후의 승부를 노리겠다는 추격론을 내놓았고 KIA는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겠다는 선제론을 내세우고 있다.
전통적으로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2008시즌부터 SK는 4월부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었다. 이미 4월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팀들이 놓아줄 정도로 압도적 상승기류를 탔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3회 우승의 결과로 나타났다.

김성근 감독은 전력의 밑그림을 면밀하게 짜놓고 상대에 따른 전술적 변화를 주면서 시즌을 압도해 나갔다. 투수력과 공격력 모두 최상의 상태에서 시작했다. 선발 로테이션도 표적을 정하고 상대의 기를 누르면서 완벽하게 운용했다. 김광현을 KIA전에 맞추고 시작하는 로테이션이 방증이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지난 29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우리는 4월부터 강했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다. 매해 앞에 나왔지만 올해는 후반에 승부를 결정짓겠다. 4~5월 이후에 우승의 방향을 잡겠다"고 말했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들이 많아 시즌 초반부터 최정예 전력을 구성할 수 없어 선제론을 접고 후일을 기약하는 추격론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KIA는 전통적으로 초반에 약했다. 2005년 이후 개막전에서 이겨본 적이 없다. 툭하면 개막 2연패를 당했다. 4월 성적이 대부분 5할을 밑돌았다. 초반 걸음이 느린 탓에 시즌 내내 힘겨운 행보를 펼쳤다. 무엇보다 초반부터 분위기가 침체 되는 통에 반전의 실마리도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조범현 감독은 올해는 6할 이상의 4월 승률을 노리고 있다. 25경기에서 15승 이상을 올려 초반부터 급상승에 오르겠다는 의지이다. 매년 4월이 힘들었지만 올해는 투수력을 앞세워 선제공세를 성공시켜 11번째 우승까지 내달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9년 두 팀은 난전을 벌였다. KIA는 초반 주춤했으나 투수력을 비축해 5월부터 추격전에 나섰고 선두 SK를 밀어내고 8월에 선두로 올라왔다. 당시 조 감독은 한걸음씩 다가가더니 결정적인 순간에 뒤집었다. SK의 거센 뒤집기 시도를 어렵게 막고 우승을 차지했다.
말하자면 김성근 감독은 2009년 KIA 방식의 추격론을 그리고 있는 듯 하다. 5월 정예전력이 가동된다면 추격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SK의 벽을 넘어야 하는 KIA와도 격돌이 불가피하다. 뒤바뀐 두팀의 전략이 어떻게 전개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꽤나 흥미로울 듯 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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