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세 자릿수 홈런' 명맥 이어갈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3.31 10: 11

세 자릿수 홈런. 한화에게는 자존심이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고 불렸다. 빙그레 시절부터 이정훈 이강돈 고원부 유승안 강석천 장종훈 등 강타자들이 즐비했다. 한화로 팀명이 바뀐 뒤에도 이영우 송지만 김태균 이범호 김태완 최진행 등 20홈런 이상 터뜨린 타자들이 꾸준하게 나왔다. 외국인 타자도 제이 데이비스를 비롯해서 댄 로마이어, 제이콥 크루즈, 덕 클락 등이 좋은 타격을 보였다.
실제로 한화는 지난 1997년을 시작으로 14년 연속 세 자릿수 팀 홈런을 기록 중이다. 프로야구 사상 가장 오랫동안 연속 시즌 세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팀이 한화다. 홈런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삼성이 한화와 함께 1997년부터 세 자릿수 홈런 연속기록 행진을 이어갔으나 투고타저가 극에 달했던 2006년에 그 맥이 끊기고 말았다. 하지만 한화는 2006년과 2008년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세 자릿수 팀 홈런을 날리며 연속기록을 무려 14년으로 늘려놓았다. 이 기간 동안 한화는 3차례 팀 홈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사실 지난해 그 맥이 끊길뻔 했었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나란히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한 가운데 외국인선수도 투수 2명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거포 유전자를 이어받은 최진행이 4번타자로 연착륙해 풀타임 주전 첫 해부터 32홈런을 폭발시켰다. 지난해 한화는 팀 홈런 104개로 전체 7위에 올랐다. 타고투저 현상이 있었으나 한화에게는 예외였고 아슬아슬하게 세 자릿수 홈런 명맥을 이어가야 했다.
올해도 상황이 그리 녹록치는 않다. 지난해 15홈런에 그쳤지만 2008~2009년 2년 연속 23홈런을 터뜨린 김태완이 군입대했고, 고대했던 이범호는 한화가 아닌 KIA로 갔다. 외국인선수는 올해도 투수 2명으로 간다.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는 가운데 지난해보다 공격력이 훨씬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장타력 부재로 벌써부터 한대화 감독이 커다란 고민을 안고 있는 모습. 다만 장타를 위한 장타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 한 감독의 생각이다. 홈런을 의식한 큰 스윙은 오히려 독이 된다. 그래서 더 고민인 것이다.
시범경기에서 한화는 팀홈런 6개를 기록했다. 전체 4위였지만 기존의 강력함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절반에 해당하는 3개의 홈런을 나성용(2개)과 김용호(1개)라는 대졸신인들이 터뜨렸다. 일발 장타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로 기회만 주어지면 홈런포를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여기에 2군 홈런왕 출신 좌타 김강, 장타력에 일가견 있는 이양기 등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9일 자체 홍백전에서도 한화는 4번 최진행을 시작으로 강동우 김강 고동진 김용호가 차례로 홈런포를 가동시켰다.
15년 연속 세 자릿수 팀 홈런은 현실적으로 지금의 한화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다. 여기에 올해 한화는 빠른 기동력과 세밀한 작전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부족한 장타력을 조직적인 스피드로 메우겠다는 게 한대화 감독의 복안. 하지만 의외의 선수들이 터진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최진행이 30개를 친다고 가정할 경우 나머지 70개가 문제"라면서도 "분위기를 잘 타면 기대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거포 유전자가 스며있는 한화라면 모르는 일. 과연 한화의 세 자릿수 팀 홈런 전통은 2011년에도 이어질까.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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