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다. 과연 롯데의 시작은 어떻게 될까.
양승호 감독 체제로 새출발하는 롯데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시절이었던 2009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시범경기 기간 동안 양승호 감독은 "시범경기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또 1위. 양 감독은 "인생을 살다 보면 3번의 기회가 온다. 우여찮게 시범경기에서 3년 연속 1위했는데 이 컨디션을 잘 유지해서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감독은 "8개 구단 전력이 워낙 극대화돼 있다. 4~5월에 5할 승부를 한다면 후반에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길이 보인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즉 시즌 초반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해야 우승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는 뜻이다. 어느 팀이든 시즌 초반을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라는 진리는 지난 4년간 김성근 감독의 SK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로 입증했다.

롯데에게 너무나도 절실한 게 바로 시즌 초반 출발이다. 지난 2년간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차지했으나 정작 시즌 초에는 맥을 못췄다. 2009년 4월에는 8승15패로 리그 최하위였고, 지난해 3~4월에도 11승17패로 4할도 안 되는 승률(0.393)로 6위에 머물렀다. 지난 2년간 4월 팀 승률이 3할7푼3리밖에 되지 않았다. 5월까지로 범위를 넓혀도 42승58패로 승률 4할2푼에 그쳤다.
그래서 양승호 감독은 4~5월 승률 5할을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시즌 초반 어느 정도 승수를 쌓아 놓아야 시즌 중후반 순위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 그러나 무리한 스퍼트는 자칫 시즌 막판 체력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미 로이스터 전 감독 시절에도 겪었던 부분이다. 부임 첫 해였던 2008년 롯데는 5월까지 27승22패 승률 5할5푼1리로 3위에 올랐지만 6~7월에는 체력저하를 겪으며 21승24패 승률 4할6푼7리로 고전했다. 한 달간의 베이징 올림픽 휴식기가 아니었다면 더 큰 위기가 올 수도 있었다.
양 감독은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을 생각이다. 시즌 초반 질주와 아울러 긴 안목에서 내다보고 있다. 백업선수들의 성장과 동기부여가 바로 그것이다. 양 감독은 "시즌은 길다. 어떤 들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백업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범경기에서 롯데는 전체적인 선수층이 두터워진 느낌을 줬다. 투타에서 가용인원이 많아졌다는 평.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다면 시즌 초반 스퍼트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2011년 롯데의 '시즌 초반 스퍼트' 선언이 결코 불안하지 않은 이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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