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밖에서 보낸 10년보다 코트 안에서 보낸 1년 동안 더 많은 경험을 했다".
GS칼텍스 감독을 맡은 지 1년 만에 사의를 표명한 조혜정(58) 감독에게 지난 1년은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만큼 값진 경험이었다.
지난 30일 수원실내체육관서 열린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관중석서 지켜본 조혜정 감독은 "감독을 그만두게 된 것은 아쉽다. 하지만 선수들의 감독이자 선배로서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사퇴 이유를 전했다.

조혜정 감독뿐만 아니라 코치들도 함께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날 의사를 구단에 전한 상황이다. GS칼텍스는 코치진의 사의를 수용할지 아니면 반려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GS칼텍스는 올 시즌 4승 20패로 최하위의 성적을 거뒀다. 무엇보다 용병 선수들의 부진이 뼈아팠다. 부진했던 외국인 선수 제시카 대신 산야 포포비치를 영입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다고 판단한 조혜정 감독은 시즌 막바지에 신인급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세대교체와 리빌딩에 집중했다.
올 시즌 가장 기뻤던 순간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조혜정 감독은 "감독으로서 첫 경기를 했을 때와 현대건설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서 승리했을 때 기뻤다. GS칼텍스는 올해 실패하지 않았다. 올 시즌의 경험이 바탕이 되서 내년 시즌에는 세대교체에 성공한 팀으로 거듭날 것이다"고 답했다.
조혜정 감독은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조혜정 감독은 "처음에는 최초의 여성 감독이라는 것 때문에 부담감도 있었다. 여자 감독으로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최초의 여자 감독이 나왔으니 다음번에는 성공한 여자 감독이 나왔으면 한다"고 전했다.
GS칼텍스는 한때 12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조혜정 감독이 올 시즌 받아야 했던 압박감은 상당했다. 조혜정 감독은 "장충체육관에 들어가기 싫을 정도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다 지나고 나니 그런 것들이 다 소중한 경험이었다. 코트 밖에서 보낸 10년보다 코트 안에 보낸 1년 동안 더욱 많은 경험을 했다"며 감독으로서 보낸 1년을 되돌아 봤다.
한 시즌 성적만을 가지고 감독을 판단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조혜정 감독이 뿌린 씨앗이 향후 어떤 열매를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bal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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