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제작자들이 MBC ‘나는 가수다’의 음원 공급이 가요시장을 죽이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주 중 회의를 열고 의견을 모아서 방송국의 음원공급에 대해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할 조짐이다.
만약 입장 정리가 빨리 된다면, MBC 및 출연 가수 측에 음원 공급 중단을 건의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나는 가수다’가 2주마다 한번씩 음원을 쏟아내고, 또 MBC ‘위대한 탄생’과 엠넷 ‘슈퍼스타K2'까지 가세하면 사실상 가요시장은 죽어버릴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졌기 때문. 특히 ‘나는 가수다’는 출연 가수들이 음원 공급에 협조하고 있는 분위기라, 이는 멀리 나아가 출연 가수 본인에게도 ‘독’이 된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려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27일 ‘나는 가수다’ 음원이 공급된 이후 각종 음원사이트 차트는 출연 가수들의 음원으로 도배된 상태. 이 음원 수익의 40% 이상은 가요계가 아닌 MBC로 흘러가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가요시장의 파이를 깎아먹고 방송국만 배부르게 해준다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
더구나 음원사이트 메인화면에서 차트 10위권의 곡들만 노출되고 이용자들도 주로 10위권 곡들만 들어본다는 점에서, 상위권을 도배하다시피한 ‘방송국 음원’들은 새로 나온 신곡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미치는 실정이다.
아무리 좋은 신곡이 나와도, 방송국이 프라임 시간대에 자신들이 판매하는 음원을 ‘대놓고’ 광고하는 것에는 당해낼 방법은 없는 상황. 완전히 ‘불공정’ 경쟁인 셈이다.
한 가요제작자는 “방송을 통해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재발견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방송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재발견’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당장 45% 가량 가져오는 음원수익 때문에, 전체 가요시장을 죽이지는 않아줬으면 좋겠다”면서 “본인들 역시 신곡을 내고 컴백해야 하는 가수 아니냐. 막강한 방송 음원에 밀려 신곡이 전혀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본인들에게도 피해가 부메랑처럼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작자도 “물론 노래 잘하는 가수와 명곡은 사랑받아야 하고, ‘나는 가수다’가 이같은 역할을 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신곡이 보다 주목받을 수 있어야 가요계가 활성화 된다. 방송국이 시청자들의 호응에 발맞추기 위해, 음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기존 음원 시장을 어지럽히지 않고도 발매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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