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이 "MBC '나는 가수다'는 가수들이 검투사 복장을 하고 나가 서로 찌르고 싸우는 일종의 쇼"라고 비판했다.

그는 1일 새벽 생방송으로 진행된 MBC '백분토론'에서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참가자를 싸움닭으로 만들어 싸움 구경을 시키고 있다"면서 "'나가수'는 가수들이 검투사 복장을 하고 벌이는 쇼"라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 트위터에서 내게 '나가수' 나갈 생각이 없느냐고 해서, '나는 가수 아닌 걸로 합시다'라고 답했었는데, 그 말로 인해 안티가 많이 늘었다. 부연설명하자면, 나는 '나는 가수다'가 안좋다. 직업 가수들의 이마에 등수를 매긴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바이벌을 내세운 이 프로그램이 가요계를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주장 하는데, MBC가 이 가수들을 데리고 다른 쇼를 만들어본 적이 있나. 다른 걸 했다가 실패해서 서바이벌을 도입했다면 이해하지만, 그런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시청률이 반은 비지니스맨이고 나머지 반은 예술가여야 하는 프로듀서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그 숫자들이 예술 컨텐츠의 질을 떨어뜨린다. 시청률을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원도 거들었다. 그는 "'나가수'에 나오는 분들은 이미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다. 이런 가수들에게선 노래를 얼마나 잘하느냐 보다, 노래로 어떤 말을 하느냐를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출연한 탁현민 문화평론가는 "오디션은 성패보다 과정에서의 도전이 더 아름다운 것인데, 자극적인 경쟁과 탈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제동이 깬 것도 룰이 아닌 경쟁구도였다"고 평했으며,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나가수'의 인기는 우리가 얼마나 불행하게 살고 있는지 반증한다. 음악을 통해 아름다움을 전달해야 하는데 오히려 네티즌들은 이 프로그램에 과몰입하고, 공격성을 나타내는 것도 문제다"고 평했다.
이날 토론은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신해철, 박칼린, 김태원, 탁현민, 하재근이 참여한 가운데 오디션 프로그램의 명과 암을 짚었다.
rinny@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