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로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을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4.01 16: 16

구단 창단으로 지역사회 공헌
11일부터 구단 이름 공모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브닝신문/OSEN=최승진 기자] 70년대 후반 서울의 어느 골목. 한 소년이 밤새 벽에 야구공을 던졌다. 한 권의 만화에서 시작된 야구에 대한 동경은 체구가 그리 크지 않은 그에게 빠른볼보다 커브볼 잘 던지는 법을 유혹했다. 이 기술을 익힌 소년은 학교에서 구원투수로 활동하며 한 뼘씩 커나가는 열정과 마주했다.
온라인게임 신화의 주인공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44)가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엔씨소프트는 31일 창원시를 연고로 하는 창단 승인식을 열었다. 이날 김택진 대표는 “야구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야구에서 용기를 얻었을 때 나도 사회적 약자였다”며 “이제는 내가 받은 용기와 희망을 되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9년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승을 거둔 것을 보며 본격적으로 구단주의 꿈을 키웠다. 야구로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훌륭한 야구인을 배출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싶다는 게 창단 배경이다.
“WBC에서 김인식 감독이 이끌던 한국 야구를 보면서 히딩크 감독의 신화만큼 가슴이 뛰었다. 야구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만큼 엔씨소프트도 기여할 수 있는 게 있을 것 같았다”
야구에 대한 김 대표의 지론은 명확하다. 그에게 야구는 내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영화이자 삶의 지혜서다. 투수가 던지는 공 하나 하나는 물론 긴 페넌트레이스(장기간에 걸쳐 우승을 겨루는 경기)에서 드라마를 느끼고 분야별 역할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경영기술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잠시 게임 이야기를 해보자. 게임은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문화 콘텐츠다. 하지만 이러한 대중적인 관심에도 불구하고 과몰입에 따른 따가운 시선은 풀어야할 과제로 꼽힌다. “게임 때문에 골방에 갇혀 있던 아이들을 불러내서 호연지기를 키우게 하겠다”고 창단 준비 과정에서 밝힌 김 대표의 발언은 이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기업의 존재 이유에 대해 혹자는 이윤창출이라고 한다. 그것은 필요조건일 뿐이다. 기업의 목적은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기업으로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중요하다. 새 구단 창단은 게임회사로 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의 일환이다. 9구단을 하면서 하나의 사명이 더 생겼다.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이다. 적극적으로 찾아서 해 보겠다”
엔씨소프트는 게임회사이자 대표적인 IT(정보기술)기업이다. 김 대표는 야구단 창단을 계기로 한국 야구와 IT를 접목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다. 또 “한국프로야구가 디지털 세상에서도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준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오늘은 대한민국 아홉 번째 구단의 심장이 뛰기 시작한 날이다. 지금은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하고자 한다. 여러분의 기대와 우리의 노력으로 한국 야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싶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11일부터 야구단 명칭 등에 관한 공모를 시작, 팬들과 함께하는 구단 만들기에 나선다.
 
◆김택진 대표이사=1967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89년 아래아한글을 공동개발했으며 한메소프트(한메타자교사, 한메한글 개발)를 창립했다. 95~96년에는 현대전자에서 국내 최초의 인터넷 서비스인 아미넷(現 신비로) 개발 팀장을 지냈다. 이후 97년 3월 온라인게임 업체 엔씨소프트를 창립,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 블록버스터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연거푸 히트시키며 온라인게임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shaii@ieve.kr /osenlife@osen.co.kr
<사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오른쪽)와 박완수 창원시장이 마산야구장에서 사인볼을 들고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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