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이 80세로 세계보건기구 193개 회원국 가운데 17위를 차지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기대수명은 ‘질병과의 싸움’과 떼려야 뗄 수 없는데, 그 중 노년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관절염’을 빼놓을 수 없다. 기대수명은 늘어만 가고, 관절염 환자들은 젊어지고 있으니 인공관절 수명이 20년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중년의 말기 퇴행성관절염 치료엔 신중해 질 수밖에 없다.
▶ 평균수명의 증가, 조기 치료로 인공관절 수술 시기 늦춰야
심한 퇴행성관절염 치료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인공관절 치환술이다. 닳고 닳은 무릎 연골 대신 인체에 해가 없는 인공관절을 무릎에 넣어 활동성을 보장하고 통증을 줄여주는 인공관절 치환술은 과거 영국 정형외과 의사인 죤 챤리가 1961년, 인공고관절을 개발한 뒤 그 영역이 다른 관절들로 확대되고 급속한 발전을 이루어 오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만 최근 연간 7만건(매년 10~20% 성장)의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시행되어지고 있다.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에서 최근 3년간의 인공관절 수술 환자들의 연령대를 조사해본 결과 매해 마다 65세 이하의 인공 슬관절 치환술 비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 권세광 부원장은 “이는 60세 전에도 관절이 심하게 닳아 인공관절을 해야 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이른 나이에 수술을 받게 되면 인공관절 수명의 한계로 재수술의 가능성이 커지게 되므로 무엇보다 관절염을 조기 진단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반가운 소식은 기대수명의 연장과 발맞춰 인공관절의 재질, 수술기법의 발달 등으로 인공관절 수명의 연장은 물론 통증의 경감, 활동범위의 증가 등 과거에 비해 결과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 인공관절에도 컴퓨터 내비게이션 시스템 적용돼
무릎 인공 관절 수술의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수술 시 뼈의 정렬과 주변 인대 균형을 얼마나 잘 맞추느냐에 달려있다. 관절염이 심해 수술을 받아야 하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내측 인대가 쪼그라들어 있고, 다리는 ‘O’자로 휘어져 있다.
이런 무릎을 균형이 잘 맞는 똑바른 정렬로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수술 후에 3도 이상 어긋나 있으면 인공 관절의 수명이 짧아 질 수 있고, 인대 균형이 안 맞으면 무릎이 불안정해지거나 구부리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한 수술법이다.
인공관절 수술에서 내비게이션이란 수술 전 혹은 수술 중에 컴퓨터에 수술을 위한 환자의 정보를 등록시켜주면 컴퓨터가 이를 이용하여 수술을 정확히 시행하기 위한 길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개개인에 따라 각기 다른 뼈의 모양을 등록하면, 이를 토대로 무릎 관절 운동의 중심점과 인대 간격을 계산해주고, 절제해야 하는 뼈의 두께와 방향을 제시해 준다. 그 결과 인공 관절의 위치와 정렬을 1도, 1mm 간격으로 조절해서 수술 할 수 있게 되었다.
권세광 부원장은 “네비게이션 장치는 화면의 데이터를 분석, 검증 하면서 정확한 목표치를 찾아간다”며, “네비게이션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공관절 수술에서 최대한 오차를 줄일 수 있게 되어 수술 성공률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에 발표된 논문에서도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인공 관절 수술이 이전의 전통적인 수술법에 비해 다리의 각도를 맞추는 정확도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 수술법은 독일에서 최초에 시작되어 현재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몇몇의 대학 병원이나 관절 전문 병원에서 무릎 인공 관절 수술 시 사용되고 있다. /강진수 객원기자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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