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이가 착해서 봐준 것이다".
롯데 4번 타자 이대호(29)가 개막전부터 위용을 과시했다. 이대호는 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특히 2-0으로 리드한 5회 3번째 타석에서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20m 솔로포를 터뜨리며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괴물 대결 완승과 팀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류현진과의 맞대결은 일찌감치 관심을 모은 대목이었다. 지난달 29일 미디어데이에서 류현진은 가장 출루시키고 싶지 않은 타자로 이대호를 꼽았다. 자연스럽게 명실상부한 프로야구 최고 투수와 타자의 맞대결에 초미의 관심사가 모아졌다. 그들의 1구, 1구 승부에 모든 이목이 집중됐다.
1회 첫 타석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볼넷으로 걸어나간 이대호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류현진의 낮은 체인지업에 속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3번째 타석에서 마침내 일을 냈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류현진의 몸쪽으로 높게 붙은 직구를 냅다 잡아당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큰 타구. 이대호는 1루측 관중석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내 신혜정씨에 대한 사랑의 표시였다.
이대호는 "(류)현진이가 선발로 나온다고 해서 며칠전부터 비디오를 보면서 분석을 많이 했다"며 "(류)현진이 볼은 나쁘지 않았다. 우리팀 타자들 집중력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류현진에게 홈런을 뽑아낸 것에 대해 "현진이랑 친해서 하나 치라고 준 것 같다. 현진이가 봐준 것이다. 애가 너무 착해서 그렇다"며 위트있게 대답했다. 이대호는 류현진을 상대로 가장 많은 홈런(6개)을 터뜨린 타자다.
이어 이대호는 "집중을 많이 했다. 홈런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며 "개막전이고 양승호 감독님 데뷔전에 승리를 안겨드려 너무 기쁘다. 오늘이 시작이고 때문에 계속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령탑 데뷔전에서 첫 승리를 신고한 롯데 양승호 감독도 이대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 감독은 "이대호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보였는데 그래도 대한민국 최고 타자답게 한 방을 해줬다. 이대호의 결정적인 한 방으로 3점차로 점수를 벌린 것이 승인이었다"고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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