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인 루니가 해트트릭으로 원맨쇼를 선보이며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구해냈다. 맨유는 두 번의 페널티킥을 내주며 스스로 무너지는 듯 했지만 루니의 연속 골 덕분에 승리를 차지했다. 한편 박지성은 96일 만에 출전해 64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2일(이하 한국시간) 저녁 영국 업튼 파크서 열린 웨스트 햄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10-2011' 31라운드 원정 경기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루니의 활약에 힘입어 4-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첼시와 리버풀에게 연이어 패배했지만, 아스날과 FA컵 8강전, 마르세유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전을 포함해 4연승을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현재 맨유는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FA컵 4강과 UCL 8강에 진출해 다시 한 번 '트레블'의 영광을 재현하려고 한다.

96일 만에 출전한 박지성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최전방의 웨인 루니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렇지만 측면 돌파에 이은 패스 연결로 기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특유의 많은 움직임을 바탕으로 웨스트 햄 진영을 휘젓고 다니며 찬스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골은 터지지 않았다. 박지성은 64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맨유는 전반전에서 웨스트 햄보다 높은 점유율로 좀 더 많은 공격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눈에 확실히 들어오는 이렇다 할 공격은 몇차례 없었다. 오히려 웨스트 햄의 역습을 막다가 페널티 킥을 내주며 무너졌다. 전반 10분 칼튼 콜의 돌파를 막던 파트리스 에브라가 박스 내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한 것. 키커로 나선 마크 노블은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맨유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 23분 다시 한 번 페널티 킥이 나왔다. 이번에도 콜이 페널티 킥을 유도했다. 박스 왼쪽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던 콜이 네마냐 비디치의 발에 걸리며 넘어졌고, 이를 주심이 파울로 인정한 것. 이번에도 노블이 키커로 나섰고 오른쪽 상단 구석을 찌르는 정확한 킥으로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생각하지 못했던 2실점에 맨유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조금씩 분위기를 수습하며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전반 31분에는 박지성으로부터 인상적인 공격이 나왔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루니가 올린 크로스가 수비에 맞고 흘러 나오자, 페널티 지점에서 노마크 상태로 있던 박지성이 왼발로 강슛을 날렸다. 그러나 상대 골키퍼 로버트 그린이 간신히 손으로 쳐내며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맨유는 후반 들어 승부수를 던졌다. 에브라를 빼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투입한 것. 에르난데스의 투입으로 라이언 긱스는 왼쪽 풀백 자리로 이동했고 맨유는 4-4-2로 포메이션을 바꿨다.
에르난데스의 투입 이후 확실히 맨유는 공격에서 짜임새를 갖추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좀처럼 만회골이 터지지 않은 맨유는 후반 19분 박지성을 빼고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투입했다. 좀 더 공격적인 선수를 투입해 어떻게 해서든 골을 만들어 보겠다는 퍼거슨 감독의 생각이었다.
베르바토프가 들어간 직후 맨유는 한 골을 만회했다. 후반 20분 아크 오른쪽에서 프리킥 찬스를 잡은 것. 키커로 나선 루니는 오른발로 감아차 가까운 포스트를 노렸고, 공은 그대로 골대 그물을 흔들었다. 후반 들어 분위기를 타던 맨유가 완벽하게 경기의 주도권을 잡게 된 시점이었다.
루니는 후반 28분 다시 한 번 골을 기록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발렌시아가 올린 왼발 크로스를 루니가 받아 아크 정면으로 들어가며 쏜 오른발 슈팅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짧은 순간 골키퍼의 위치를 파악하고 반대쪽으로 찬 루니의 판단력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34분 루니가 자신의 원맨쇼를 해트트릭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파비오가 상대 박스에서 공에 대한 끈질긴 집념으로 매튜 업슨과 경합을 벌이다 페널티 킥을 얻어낸 것. 파비오가 문전으로 올린다고 찬 공이 업슨의 손에 맞은 것이었다. 키커로 나선 루니는 침착하게 차 골로 연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맨유는 후반 39분 에르난데스가 긱스의 낮은 크로스를 골로 연결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불과 20여분 만에 4골을 허용한 웨스트 햄으로서는 승부를 뒤집을 힘을 잃고 말았다. 반면 맨유는 적지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차지하며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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