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서 보여준 류중일의 뚝심과 전술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1.04.03 07: 55

"채태인이 한 방 쳐줄 것 같았다".
초보 류중일 삼성 감독이 뚝심을 발휘해 데뷔전에서 첫 승을 낚았다. 초보 감독으로 첫 경기는 가장 중요하다. 긴장도 되고 부담스러운 경기이다. 선수들에게도 귀중할 수 밖에 없다. 그것도 지고 있는 경기를 만루홈런으로 뒤집었으니 쾌감은 상상불허일 것이다.
류 감독의 승리 과정을 보면 뚝심을 읽을 수 있다. 그는 3번타자 가코를 6번으로 돌리고 채태인을 대신 3번타자로 기용했다. 시범경기에서 좀처럼 존재감을 빛내지 못한 가코 대신 채태인을 신뢰한 것이다.

그러나 채태인은 세 타석 모두 삼진을 당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1-2로 추격한 8회초 1사 만루 기회가 채태인에게 찾아왔다. 류감독은 "대타 기용도 생각해봤지만 채태인이 한 방 쳐줄 것으로 믿었다. 그냥 맡기는게 낫다 싶었다"고 말했다.
채태인은 "세 타석 모두 삼진을 당해 타석에 들어서기 싫었는데 감독님과 눈이 마주쳤다. 나를 불러 자신감을 갖고 제 스윙을 하라는 말씀을 하셨다. 자신감을 갖고 직구를 노렸고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류중일 감독의 뚝심과 믿음이 만들어낸 역전승이라고 볼 수 있다.
류감독은 8회 1사1루에서도 9번타자 김상수 대신 조동찬을 대타로 내세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성공시켜 역전 무드를 조성했다. 데뷔전 치고는 본인이 생각했던대로 술술 풀렸다. 공격야구를 표방하면서도 차우찬의 구위를 감안해 3회 번트를 시도하는 전술도 내놓기도 했다.
경기후에는 "선발투수 교체 타이밍과 오승환 투입시기는 좀 빨랐다"면서 반성하는 솔직함도 드러냈다. 덕아웃에서는 역전에 성공하자 손을 번쩍 드는 등 쇼맨십도 주목을 받았다. 막내 감독으로 화끈하면서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물론 가시밭길도 걸어야겠지만 초보감독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것만은 분명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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