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우완 투수 글로버(35)와 나이트(36)가 각각 SK와 넥센의 선발 기둥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을 전망이다.
글로버와 나이트는 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넥센의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시즌 개막전에 나란히 선발로 등판, 만족스런 평가를 받았다.
글로버는 6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5삼진으로 무실점, 팀이 2-0 영봉승을 거두는데 훌륭한 밑거름이 됐다. 최고 구속은 147km. 나이트도 비록 패전으로 기록됐지만 7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6삼진으로 1실점, 믿음직한 피칭을 선보였다. 직구는 148km까지 찍을 정도였고 볼끝도 힘이 실렸다는 평가였다.

둘은 공통점이 많다. 우선 한국에서만 3년차를 맞이한 외국인 우완 투수다. 이제 한국타자들 개개인의 약점을 알고 공략이 가능해졌다.
또 지난 시즌에 대한 우려를 씻어낼 필요가 있었다. 작년 팔꿈치, 무릎, 발이 아팠던 글로버는 작년 6승 8패에 평균자책점 5.66에 그쳤다. 자칫 재계약 불발로 이어질 수 있었다. 글로버는 재계약 후 "SK 구단에 감사하다"면서 "최선을 다해 팀이 우승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히며 부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대체 외국인으로 한국리그에 들어와 9승 3패 1.9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2009년으로 돌아가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나이트 역시 2009년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삼성에 입단, 11경기(선발 10경기) 동안 6승 2패 3.5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21경기(선발 14경기)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4.54로 좋지 않았다. 더구나 작년 8월 오른 무릎 수술을 하면서 삼성과의 재계약도 불가능하게 돼 버렸다.
이제 임의탈퇴에서 풀려 넥센 유니폼을 입은 나이트는 한국에서 부활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수술 후 재활이 채 끝나지 않은 선수에게 베팅한 넥센에 고마움을 표시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라도 2009년의 피칭 모드가 필요했다.
둘 모두 첫 단추를 잘 꿰었다.
두 구단은 내부적으로 전체 선발진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글로버와 나이트가 1선발로서 나간 만큼 든든하게 중심으로 자리할 필요성이 있었다.
글로버는 확실한 시즌 직전 컨디션 난조을 보이는 것 같았던 김광현을 대신해 부담스런 개막전 선발 임무를 충실히 마쳤다. 투심에 포크볼까지 2009년의 모습을 사실상 회복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불확실성이 더 커보였던 SK 선발진에 중심을 잡은 것이었다. 김시진 넥센 감독조차 "글로버의 구위가 워낙 좋아 타자들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나이트는 한화와 함께 2약으로 분리돼 의기소침해진 팀분위기를 바꿔 놓을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나이트는 자신의 무릎에 쏠려있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또 젊은 투수들이 많은 넥센 마운드에 훌륭한 첫 스타트로 모범을 보여줬다. 김성근 SK 감독마저 "10승이 가능할 것 같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글로버와 나이트의 개막전 피칭은 개인과 팀 모두에게 희망을 안긴 기대대로 작년의 부진을 씻고 올 시즌 부활의 기치를 세울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사진>글로버-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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