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의윤, '내 사랑' 야구가 절실한 이유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4.04 07: 07

"이제 더 이상 유망주라는 말은 듣고 싶어 하지 않다"는 그의 각오는 남달랐다. '예비역'정의윤(25, LG 트윈스)이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4안타를 폭발 시키며 펄펄 날았다.
정의윤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시즌 두 번째 경기에 3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클린업트리오로서 제 역할을 수행했다. 아직까지 홈런포는 터지지 않았지만 정의윤만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조금씩 폭발시키고 있다.
지난 2005년 2차 1번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정의윤은 빼어난 배팅 파워를 자랑한다. 상무에 입대하기 전 그는 4시즌을 소화했지만 경기 경험 부족과 변화구 대처에 미숙함을 보이며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상무에서 2년 동안 꾸준하게 경기에 출장하며 경기 감각 및 컨디션 조절법을 터득했다.

타격 연습 때 그의 파워는 군입대 전이나 후나 모두의 눈을 멀게 하기 충분했다. 정의윤은 지난해 11월 미국 플로리다 마무리 훈련 때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던 캔 그리피 시니어로부터 "메이저리그에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 파워를 지녔다"며 "젊은 시절 호세 칸세코를 연상케 한다"고 칭찬을 들었다.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 정의윤은 일본프로야구의 영웅이자 '거인'요미우리 자이언츠 4번타자 출신인 기요하라 가즈히로(44)로부터도 "몸쪽 공을 당겨 치는 능력이 대단하다. 일본에 오면 충분히 30홈런을 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기요하라는 취재진이 아직 주전선수가 아니라고 말하자 "정말이냐"며 당혹스러워했다.
일본과 미국을 대표하는 타자였던 이들의 눈에도 정의윤은 보통 타자들이 갖기 힘든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정의윤 본인도 다른 선수들보다 장점을 가지고 태어난 것을 알았다. 그리고 군 제대 후 야구에 대한 절실함을 깨달았고, 스프링캠프를 거쳐 절실함이 묻어 나왔다는 점이다.
정의윤은 지난해 10월부터 마무리훈련부터 1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그리고 시범경기까지 매일 훈련을 거르지 않고 야구공, 때로는 자신과 싸웠다. 곁에는 서용빈 타격 코치가 항상 따라 다니며 정의윤에게 조언을 했다. 서 코치 역시 정의윤에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항상 심어줬다.
열심히 한 보람은 있었다. 정의윤은 2일 두산과 개막전에서 생애 첫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절실함은 있었지만 부담감 또한 상당했다. 정의윤은 개막전에 6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첫 타석 병살타 등 한 정의윤은 첫 타석에서 병살타 등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그는 "솔직히 개막전에서는 나도 모르게 힘이 많이 들어갔다. 그런데 한 게임 하고 나니깐 여유가 생겼다. 무엇보다 두 번째 경기 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오면서 힘도 빠졌다"며 웃음을 지었다.
첫 안타를 신고한 정의윤은 자신감을 얻고 때로는 힘차게, 때로는 정확한 타이밍에 배트에 공을 맞춰 나갔다. 정의윤은 "전날도 자신감은 있었다"며 웃음을 지은 정의윤은 "너무 잘하려는 마음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어제 4타수 무안타 친 것이 오히려 내게 약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달 22일 SK와 시범경기에서는 '특급좌완'김광현(23,SK)을 상대로도 홈런포를 쏘아 올린 정의윤은 주중 3연전에 재대결이 유력한 김광현과 승부에 대해 "김광현이라고 다르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 때도 또 홈런 쳤다고 힘들어가면 4타수 무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오늘처럼 편안하게 하면 안타를 못 칠 수도 있지만 좋은 타구는 나오지 않을까 싶다. 타석에서 그림이라는 것이 있다. 안타를 못 치더라도 희생타, 진루타를 칠 수 있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의윤은 "이제 두 게임 가지고 성과가 나왔다고 할 순 없는 것 같다"면서도 "무엇보다 서용빈 코치님께서 많이 잡아 주시니까 큰 도움이 된다"며 올 시즌 LG 주전 외야수와 클린업 트리오로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뜻을 내비쳤다.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정의윤. 여기에 야구에 대한 간절한 마음과 성실함까지 더해진 그의 2011시즌의 활약이 기대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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