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프가이 몸짱' 이대수, "자신있는 스윙하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04 10: 45

몸이 달라졌다. 마음도 더 독해졌다. 스윙에서 힘과 자신감이 느껴진다.
올해 한화의 시즌 첫 홈런 주인공은 의외로 유격수 이대수(30)였다. 이대수는 지난 3일 사직 롯데전에서 1-1로 팽팽히 맞선 5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롯데 선발 이재곤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뽑아냈다. 한화는 3-1로 승리했고 이대수의 홈런은 결승포가 됐다. 지난 겨울 혹독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식단을 소화하며 몸을 키우고 힘을 기른 결과물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맞는 순간 홈런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타격 직후 이대수는 방망이를 내려찍듯 내동댕이쳤다. 보통 원하는 타격이 되지 않았을 때 나오는 반응이다. 그런데 의외로 타구가 쭉쭉 뻗어나가 왼쪽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이대수는 유유히 베이스를 돈 뒤 홈플레이트 근처까지 따라온 카메라를 향해 검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류현진을 비롯한 팀 동료들은 이대수의 동작에 의문을 표하며 웃어보였다.

이대수는 "맞는 순간 넘어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왜 그런 액션을 취했던 것일까. 그는 "동료들도 왜 속임동작을 하냐도 묻더라"며 "올해 첫 안타가 홈런이었다. 안타가 생각보다 늦게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하나 걸려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동작을 했다"고 설명했다. 터지지 않은 안타에 대한 답답함을 홈런 한 방으로 풀었다.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일종의 홈런 세레머니였던 것이다.
이대수는 지난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짱으로 거듭났다. 지난해보다 체중이 5kg이 불었는데 그 중 3kg이 근육이다. 몸짱으로 변신한 이유는 간단했다. 이대수는 "수비형 유격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공격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역설하며 역기와 싸움했다. 지난 3일 롯데전 홈런은 이대수의 달라진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대수는 "확실히 타구에 힘이 붙어다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힘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시범경기 때만 해도 "홈런이 될 줄 몰랐는데 홈런이 됐다"며 놀라워 했던 것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이대수는 예전보다 조금 더 터프해졌다. 구단 관계자는 이대수의 홈런 세레머니에 대해 "상대에게 강하게 보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몸집도 커졌고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는 투지가 더 커졌다. 이대수는 "힘이 붙은 만큼 자신있는 스윙을 할 것이다. 올해 장타를 많이 칠 생각이기 때문에 자신있게 스윙하겠다"고 다짐했다. 한대화 감독은 "타자들이 자신있는 스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그 말을 이대수가 타석에서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한대화 감독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알고 행동으로 옮기는 선수가 바로 이대수다.
물론 본업인 수비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대수는 "수비는 항상 집중을 하고 있다"며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해왔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다 보면 공수에서 모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프가이로 변신한 이대수. 분명 올 한해 주목해야 할 선수 중 하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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